은행들의 대출금리 줄인상 속에서 BNK부산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소폭 내리고 나섰다. 올 들어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실적이 부진하자 내놓은 ‘고육책’에 가깝다. 부산은행과는 달리 지방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에 난색을 보이며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9일부터 자사 ‘가계 ONE신용대출’ 신규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하했다. ‘가계 ONE신용대출’은 공무원·직장인을 비롯해 중·저신용자 등도 이용 가능한 부산은행의 대표적인 신용 대출 상품이다. 신규 고객 모두에게 특별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적용하고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3%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했다.
부산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춘 것은 올 들어 가계대출 실적이 부진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부산은행 가계대출은 약 16조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9500억 원(1.8%) 감소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름세인 만큼 은행도 마진이 남아야 하니 어쩔 수 없이 금리가 올라가게 되지만 그래도 지역사회 등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은행처럼 가계대출 감소세를 겪고 있는 타 지방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DGB대구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전년 말 대비 3.6%나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광주은행, 제주은행의 가계대출도 지난해 4분기보다 각각 0.2%, 0.7%씩 줄어 9조 1000억 원, 2조 2300억 원을 기록했다. BNK경남은행과 전북은행의 경우 역성장은 피했지만 가계대출 성장률은 각각 0.5%, 0.1%에 그쳤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타행 대비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어 현재 추가 인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를 낮추지는 못하지만 수신 금리 인상을 통해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말 총 28종의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1.0%포인트 올렸으며 제주은행과 대구은행도 최근 2주 사이에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고 0.3%포인트, 0.4%포인트씩 인상하겠다고 알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방은행의 가계 여신, 수신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출혈 경쟁이 너무 심해지면 오히려 고객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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