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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태어나 처음 겪는 인플레이션

조지원 경제부 기자





최근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가 영수증을 보고 물은 적이 있다. “계산이 틀린 것 같다”고 하니 “맞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4000원으로 알고 마셨던 소주가 알고 보니 6000원이었다.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식당 가격표도 믿을 수 없게 됐다. 모든 메뉴가 포털에 적힌 가격보다 500~1000원씩 올라 있었다. 가격 인상을 실시간으로 체감하기는 처음이었다.

얼마 전에는 대출금리 변경 안내 문자를 받았다. 3% 후반 대였던 금리가 이제 4% 후반대로 오른다는 것이다. 지난해 집을 사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행렬에 뒤늦게 합류한 친구는 공포에 떨고 있다. 대출 받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두렵다고 했다. 그가 대출 받을 때 0.50%였던 기준금리가 이제는 1.75%가 됐다.

물가 상승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거듭되고 있다. 1980~2000년대 태어난 이른바 MZ세대는 이런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낯설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부터 저물가·저금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는다고 하는데 이는 2008년 9월(5.1%) 이후 약 14년 만에 있는 일이다.



경제·금융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고물가·고금리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은 남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가계대출은 3개월 만에 1조 8000억 원 줄면서 2002년 통계를 작성한 후로 처음 감소했다.

그런데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증권사 등 기타 금융 중개 회사를 통한 가계대출은 오히려 3조 1000억 원 늘었다. 외국인이 팔려고 내놓은 주식을 증권사 신용공여까지 이용해 사는 무리한 ‘빚투(빚 내서 투자)’가 여전한 것이다.

한국도 미국도 금리를 계속 올린다고 하는데 변동금리 이용 비중은 1월 76.3%에서 4월 80.8%로 증가했다.

문제는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고 금리도 그만큼 오를 일만 남았다는 데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크게 높이면서 상방 요인이 더 크다고 했다. 고물가·고금리가 쉽게 적응되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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