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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시장 70% 장악한 중국산 셀…한미 태양광 동맹 '복병' 되나 [뒷북비즈]

바이든, 파트너로 韓 선택했지만

정작 국내 시장서 中 점유율 커져

SKC·OCI·LG전자 등 일부 철수

"산업 보호할 법제도 뒷받침돼야"

지난달 2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회의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중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한화솔루션과 OCI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참석하며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한미 경제·기술 동맹이 반도체나 2차전지뿐만 아니라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국내 기업들이 정작 자국 시장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으며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태양광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미국이 중국 신장 지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원자재인 메탈실리콘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한국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중국을 제외하고 태양광 산업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정도”라며 “미국에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결국 한국 기업의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인 한화큐셀은 셀·모듈을,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영위하며 태양광 밸류체인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기업에 밀려 한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에너지공단이 공개한 지난해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4.4GW(기가와트)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보급된 중국산 모듈 점유율은 2019년 21.6%에서 2020년 35.8%로 증가했다. 태양광 셀의 경우 2020년 중국산 점유율이 70%에 육박했으며 지난해에는 63%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제품을 내세워 태양광 시장을 잠식한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며 사업을 철수했다. SKC는 2020년 4월 태양광 모듈을 보호하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 대표 태양광 기업인 OCI 역시 2020년 2월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LG전자도 올 2월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노력했으나 물량 싸움이 치열하고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뒤진 한국 기업들이 연이어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경우 국내 태양광 산업 자체가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별 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면 추가적인 투자나 기술 개발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태양광 밸류체인 조성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자국 태양광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태양광 제조 산업을 육성하고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태양광 산업 육성 법안’이 발의됐으며 인도는 자립 인도 정책 중 하나로 수입산 태양광 모듈에는 40% 관세를, 태양광 셀에는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에도 태양광 산업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한국에도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당시 해외산으로부터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었다”며 “이 내용을 보완하거나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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