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과 독일 등이 성장하는 사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제무역센터(ITC)의 세계 무역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와 리튬이온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0.8%포인트, 2.0%포인트씩 줄었다고 8일 밝혔다. BEV는 100% 배터리로 주행하는 순수 전기차를 말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소형가전이나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다.
BEV 세계 5대 수출국(독일, 벨기에, 중국, 한국, 미국) 가운데 2020년보다 지난해 수출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나라는 중국(9.5%포인트), 독일(3.8%포인트)이었다. 벨기에와 미국은 각각 2.1%포인트, 8.5%포인트씩 떨어졌다.
중국의 BEV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테슬라 상하이공장을 비롯해 상하이차, 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연합(EU) 수출액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 중국 BEV 수출액은 1년 사이 513.9%나 증가했다. EU BEV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0년 4.2%에서 지난해 15.9%로 11.7%포인트 급등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5대 수출국(독일, 중국, 한국, 폴란드, 헝가리) 중 점유율이 내려간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2020년 대비 지난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2.9%포인트, 폴란드가 1.8%포인트, 독일이 1.2%포인트, 헝가리가 0.3%포인트씩 늘었다. 한국은 2.0%포인트 줄었다.
CATL, BYD, CALB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의 출하량 기준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0년 38.4%에서 지난해 48.7%로 10.3%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020년 34.7%에서 지난해 30.4%로 4.3%포인트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같은 기간 18.4%에서 12.2%로 6.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52.4%에서 지난해 57.0%로 4.6%포인트 확대했다. 이는 세계 1위 수준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중국은 풍부한 배터리 원자재 매장량과 정부의 자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통해 세계 1위 배터리 전기차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새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기반 확충과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정책 지원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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