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 긴장감에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2580선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급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9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증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과 기관은 연일 '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오후 1시 5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6.80포인트(-1.45%) 내린 2587.4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9.07포인트(-1.11%) 내린 2596.37에 출발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ECB는 9일(현지시간) 개최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도 7월 회의에서는 0.25%포인트(25bp) 금리 인상을 공식 예고했다. 이와 함께 필요시 오는 9월8일로 예정된 차차기 회의에서는 더 큰 폭의 인상이 진행될 수 있다며 빅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매파적이었던 ECB회의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부담과 미국 5월 소비자물가 경계심리로 장중 낙폭을 지속해서 확대하며 급락 마감했다"며 "국내 증시도 이에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 여부를 넘어서,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가시적인 신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10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이달의 1차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는 미국과 유럽 증시와 달리 이미 악재를 반영해온 터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의 긴축 경계감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증시는 지난 1년간 선제적인 조정 폭이 깊어 현 시점에서 추가 하방 위험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시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 6514억 원, 2808억 원을 매도하며 지수 하방을 키우고 있다. 반면 개인은 홀로 9285억 원을 매수 중이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들도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1.99%), SK하이닉스(000660)(-2.84%) 등 반도체 주는 하락세다. 간밤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69%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업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6만3800원으로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1.78%), LG화학(051910)(-2.3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74%) 등은 하락세다. 장 초반 소폭 상승하던 NAVER(035420)(-1.10%)는 오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대차(005380)는 전일 대비 0.27% 오른 18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일 대비 8.57포인트(-0.98%) 내린 868.5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8.08포인트(0.92%) 내린 869.10에 출발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89억 원, 394억 원을 매도하고 있는 반면, 개인은 1204억 원을 매수하며 지수를 지탱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종목은 혼조세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69%), 셀트리온제약(068760)(-1.82%), 엘앤에프(066970)(-1.90%), HLB(028300)(-5.95%), CJ ENM(035760)(-0.88%) 등은 하락세다. 게임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게임즈(293490)(-1.30%), 펄어비스(263750)(-2.05%)는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위메이드(112040)는 전일 대비 4.36% 오른 8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천보(278280)(0.86%), 에코프로비엠(247540)(0.42%) 등은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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