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물질은 전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5%가 되지 않습니다. 우주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졌지만, 밝혀내야 할 부분이 훨씬 더 많은 것이죠”
서은숙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광장동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2’ 세션 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서 교수는 우주 ‘암흑물질’의 실체를 규명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온 연구자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암흑물질 규명은 “우주의 속삭임을 듣는 것”이다. 아직 속삭임의 크기는 작지만, 서 교수는 우주 연구를 물리학과 접목시키는 노력이 이 속삭임의 음량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흑물질의 특징은 이름처럼 ‘발광(發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빛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상호작용’을 못 한다는 의미다. 암흑물질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은 1970년대 말 시작됐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우주정거장(ISS)-CREAM’ 프로젝트를 총괄한 바 있다. 우주선(ray)을 통해 우주 물질을 파악하는 방식, 우주에 경기장 크기의 거대 풍선(벌룬)을 띄워 우주 입자를 관찰하는 방식뿐 아니라 우주정거장에서 암흑물질을 파악하는 것이 ISS-CREAM 프로젝트의 취지다. 서 교수는 한국계로서는 최초로 1997년에 젊은 과학자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미국 대통령상, 2006년 나사 그룹 업적상, 2008년 남극 서비스 메달 등 우주 물질 규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서 교수는 과학 분야에서 긴 호흡의 장기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사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 이후 향후 50년 장기 계획을 세웠다. 달 착륙기지와 인간 정착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계획”이라며 “달 기지는 만들지 못했지만, 우주정거장을 세우는 데는 성공했다”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서 교수는 “(15일 예정됐다 연기된) 누리호 2차 발사는 우주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며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다. 꼭 성공적으로 발사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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