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그룹 계열인 키움프라이빗에쿼티와 중견 사모펀드(PEF)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가 반도체 후공정 기업 네패스아크(330860)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반도체 대기업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및 생산 확대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패스아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300억 원 규모로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인수자는 키움PE(125억 원), 키움인베스트먼트(50억 원), 제이앤PE(125억 원)다.
코스닥 상장사인 네패스아크는 모회사 네패스의 반도체 테스트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하면서 설립된 기업이다. 네패스가 지분 55.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네패스아크 지난해 매출은 1142억 원, 영업이익은 270억 원이다. 올 1분기에는 매출 371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PE와 제이앤PE는 네패스아크의 성장성을 높이 샀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수익성이 높은 시스템 반도체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주문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공언한 상태다. 관련 공정이 확대될 수록 네패스아크 반도체 테스트 장비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후단공정의 경우 자체 해결보다는 외주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네패스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TSMC 등은 반도체가 고성능화되면서 선단공정에서의 미세화 작업을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단공정 투자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반도체 테스트, 패키징 등 후단공정 작업은 네패스아크 같은 기업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키움PE와 제이앤PE의 판단이다.
네패스아크는 이번 투자금을 장비 마련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테스트 사업은 장비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해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이 큰 편이다. 다만 이번 장비 투자로 실적 성장이 본격화되면 앞으로 자체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키움PE는 이달 IBK투자증권과 공동GP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네패스아크가 새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조성한 대형 펀드)의 첫 투자처가 되는 셈이다. 제이앤PE는 반도체, 2차 전지 등의 섹터에 전문성을 갖춘 중견 PEF다. 지난해 말 1700억 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이번 투자에 썼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네패스아크는 글로벌 기준을 충족시키는 몇 안되는 반도체 테스트 기업”이라며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외형을 키우고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면 경쟁사 대비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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