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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발사체 예타 늦어…우주 컨트롤타워 구축 서둘러야"

[누리호 발사 성공]

■우주개발 남은 과제…'서울포럼 2022' 전문가들의 제언

발사체 추진력 높여 운송무게 확대

정지궤도·소행성 탐사까지 '먼길'

우주 R&D기관간 협력체계 조성

정부 과감한 투자·기술 이전으로

민간기업 육성 '미드스페이스' 중요

안보·방산의 핵심 국방우주까지

뉴스페이스 시대 청사진 마련해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에 성공해 독자적으로 실용급 위성(1톤 이상) 발사가 가능한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돼 가슴이 벅찹니다. 하지만 지구궤도에 원하는 무게의 위성을 쏘아 올리고 달과 소행성까지도 공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도 험합니다.”

15~16일 서울경제가 ‘대한민국 신성장전략:담대한 도전-우주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개최한 ‘서울포럼’에 참여한 우주 전문가들은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한 21일 발사체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부처들을 아우르는 우주 컨트롤타워 구축과 우주 연구개발(R&D) 기관 간 협력 체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누리호가 1.5톤의 모사체 위성(162.5㎏의 성능검증위성 포함)을 지구 상공 700㎞ 저궤도에 올려놓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상업용 발사체 개발,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생태계 구축, 인재 양성, 국제 협력을 위해서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2010년부터 2조 원가량이 투입된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 개 기업이 발사대 건설부터 시스템 설계, 엔진 생산·조립 까지 모두 국산 기술로 이뤄냈다. 이번에 소형의 성능검증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린 것도 의미가 크다. 그렇지만 바로 지구 저궤도(600~800㎞)와 정지궤도(3만 6000㎞ 고도)에 우리가 원하는 무게의 위성을 쏘아 올리거나 달 착륙선과 심우주 탐사선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리호로는 3톤급 대형 위성의 저궤도·정지궤도 안착, 달 착륙선 발사, 화성·소행성 등 심우주 탐사는 불가능하다. 당장 8월 3일 저녁 9시37분(한국시간) 우리가 처음 발사하는 달 궤도 탐사선(다누리)도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이용하게 된다. 누리호 고도화와 누리호 후속 모델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미국·중국·유럽·러시아·일본 등의 우주 강국에 비해 여전히 발사체 기술은 많이 뒤져 있다”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예비타당성 검토도 진작 시작했어야 하는데 늦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정부는 현재 차세대 발사체 사업 예타를 실시 중으로 통과되면 내년부터 2031년까지 1조 933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발사체는 1·2·3단 로켓인 누리호와 달리 1·2단 로켓으로만 구성된다. 이를 통해 2031년 달 착륙선, 2035년까지 소행성 탐사·귀환 우주선을 쏘아 올리게 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내년 초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 3~6차 발사에 나서 성능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2026년부터 KAI 등 민간기업이 주관하는 제작 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내년 상반기 차세대 소형위성 2호, 2024년 초소형위성 1호, 2026년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위성 7∼11호 등을 우주로 올려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누리호의 추진력과 운송 무게를 늘리고 재사용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다누리를 기반으로 (미국 주도 세계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비롯한 국제 대형 우주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공공 기술의 민간 이전 촉진, 재정·세제 지원, 클러스터 육성을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항우연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 기업에 잘 이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를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권병현 LIG넥스원 부사장은 “미국·유럽·일본·중국이 했듯이 정부가 과감한 투자와 기술이전을 통해 다수의 민간기업을 육성하는 미드스페이스가 필요하다”고 희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기업에 많은 분야의 기술을 이전하고 특정 사업을 맡기면서 역량을 키우도록 한 것도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송경민 우주기술진흥협회장(KT Sat 대표)은 “우리 기업들이 출연연의 R&D 과제에만 참여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계약 방식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최상혁 나사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 등 미국 주요 우주기업들의 엔지니어 중 80%가량은 나사 출신일 것”이라며 “한국의 출연연도 기업에 대한 기술과 인력 제공을 위한 저수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멘토인 로버트 주브린 화성협회장은 “우주는 경제·산업 발전과 과학 탐구 못지않게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머스크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며 반격의 계기를 만들어준 것처럼 현대전에서 국방우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2035년까지 총 8기의 위성을 발사해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을 구축, 자율주행차·도심항공 등 신산업뿐 아니라 군용 무기의 첨단화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최성환 공군 우주센터장은 “국방우주는 안보와 방산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항공우주청을 만든 뒤에는 공군 주도의 우주사령부 신설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프랑스·독일·호주처럼 공군 예하에 우주사령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처럼 우주군까지 창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의 기존 우주개발 계획을 뛰어넘는 청사진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그 위상과 권한·소속 등의 논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허 교수는 “우주 컨트롤타워를 나사처럼 대통령 직속으로 두거나 아니면 총리실에서 관장하는 게 바람직하나 아무도 챙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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