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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힘든 '내시경 물약' 대신 알약 개발했죠"

■남봉길 한국팜비오 회장

알약 형태 장 정결제 '오라팡정'

호응 좋아 올 200억 매출 예상

원료의약품 직접 제조·수출하고

사업다각화·인수합병도 추진





“10년 전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장 비우는 물약을 모두 마시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알약 형태로 된 장 정결제 ‘오라팡정’을 생산하는 한국팜비오의 남봉길(사진) 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 약을 개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약을 만드는 생산자 입장이 아니라 복용하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 약을 개발했다는 얘기다.

2019년 출시된 오라팡정은 현재 거의 모든 대학병원 검진센터에 납품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표적인 직장인 검진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와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대장내시경 검사 전날 저녁에 14알, 검사 당일 아침 14알을 각각 물과 함께 먹는 방식이다. 기존 장 정결제에 비해 복용법이 훨씬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남 회장은 “오라팡정은 검진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검진센터 의사들에게도 환영받는다”며 “대장 내시경 검사 대상자에게 기존 물약과 오라팡정의 선택 옵션을 제시하는 병원과 검진센터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20년 10억 원 정도에 불과했던 오라팡정 매출은 지난해 5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물에 타먹는 약을 포함한 전체 장 정결제 시장에서 올해 30% 시장점유율이 목표다.





현재 건강검진센터에서 만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오라팡정은 단번에 나온 약이 아니다. 10년 전 처음 개발했을 때는 기존 제품보다 맛의 구역 반응이 덜한 가루약 형태였다. 그 다음에는 가루약을 물에 섞어 물약 형태로 제조해 미국에 기술수출도 했다. 남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기술개발 끝에 2019년 마침내 알약으로 된 오라팡정 개발에 성공했다. 남 회장은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일정 시간 안에 완전히 위 속에서 분해돼 장 정결 기능을 할 수 있는 경구용 알약을 개발하는데 4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3가지 황산염 성분에 장내 기포 제거를 위해 별도로 먹는 시메치콘까지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약은 세계 최초이고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번거로운 대장 내시경 검사가 오라팡정으로 한결 편해지면서 국민건강 증진에도 기여하할 수 있다는 게 남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대장암을 1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90%에 달하지만 장 정결제의 역한 맛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사람이 많아 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분들에게 오라팡정이라는 대안을 제시해 국민건강에 보탬이 되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약사 출신 사업가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해 1974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 입사, 18년 동안 마케팅·영업·학술·광고 등 모든 업무를 섭렵했다. 이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현 HK이노엔)로 옮겼다가 1999년 광동제약 연구소장 겸 학술개발 담당 전무를 마지막으로 25년 직장 생활을 끝내고 한국팜비오를 창업했다. 한국팜비오는 2020년 807억 원 매출에 22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지난해엔 매출 920억 원과 25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비상장 제약회사 중 영업이익률 2위다. 매출 80% 이상이 전문의약품에서 나오는 회사여서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알짜 중의 알짜’ 회사로 통한다. 주력 품목은 20개 정도다. 직원 수는 약 300명인데 이들 중 50명은 경기도 성남 소재 3곳의 연구소에 일한다.

남 회장은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의약품을 직접 만들고 수출까지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50억 원을 들여 충북 충주 공장을 증축하고 있다. 남 회장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여러 활동과 유망업체 인수 등도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는 신약 개발 등의 여건이 최고일 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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