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5만전자가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이건 뭐 각설이도 아니고...) 이제 물타기할 돈도 없는데 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는 걸까요. 세일이 너무 길어지니 아무리 삼성이라도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a.k.a. 재드래곤)이 4년 만에 긴급 사장단 회의까지 열었다는데. 오늘의 <코주부>에서는 자타공인 국민주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급락한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더 줍줍을 해야 하는 건지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증권가 목표주가에 9만전자 사라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5.4% 하락했습니다. 6개월 만에 주가 4분의 1이 날아간 셈이죠. 이 기간 줄어든 시가총액은 110조원이 넘습니다.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뚝뚝 떨어지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 3000원에서 7만 8000원으로 낮췄고, SK증권과 현대차증권은 각각 7만 5000원, 8만 2500원으로 낮췄습니다. 종전 목표주가는 각각 9만 8000원, 9만 1000원이었죠. 이로써 목표주가 9만원대는 아예 실종됐습니다. 상상인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 4000원으로 잡고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5만원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래도 삼성인데, 왜 이렇게 떨어져?
1. 한국(=삼성전자)에서 발 빼는 외국인
주가가 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 때문입니다. 올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조원 가량 순매도 했는데요, 거의 투매에 가깝죠. 이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도 6년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외국인들이 파는 이유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 때문입니다.
최근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고물가)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돌입했는데요. 특히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단행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주요국의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대표적인 안전자산 달러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성장 둔화와 달러 강세는 외국인들이 신흥 시장에서 발을 빼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를 한국증시를 파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2. 경기침체 직격탄...안 팔리는 스마트폰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스마트폰과 TV 등 IT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인플레이션 공포 등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복합요인으로 꽁꽁 얼어붙고 있는데요.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보다 4.1% 감소한 13억 3330만대로 예상했습니다. 연초 예상보다도 5000만대 가량 줄어든 수준이죠.
휴대폰과 가전 수요 감소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약 16% 감소한 6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TV 판매량 역시 전 분기 대비 약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소비 둔화에 따른 수요 및 이익 감소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죠.
3. 반도체 업황도 흔들
IT 제품의 수요 둔화는 삼성전자의 메인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경기 침체로 제품 재고량은 늘고 있는데 모바일 및 PC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실제 올해 3분기 D램의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최대 8%,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대 5%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라고?...언제 오르는데
최악을 거듭하는 상황은 결국 굳건했던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까지 끌어내렸습니다. 이전에는 실적만큼은 최고다라는 믿음으로 버텼는데요, 이것도 이제 흔들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각각 321조 8839억원, 60조 9524억원입니다. 3개월 전 예상치와 비교하면 각각 0.9%, 2.1% 하락했습니다. 특히 원자재값 부담까지 작용하면서 이익의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1.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 또 한다고...외국인은 더 빠져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상황이 최악을 내달리고 있는 만큼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은 7월 중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경우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거시경제 환경이 나아지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전문가들은 중국 수요 개선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든 이후라고 말합니다. (선생님, 아주 멀어보이는데요...)
2.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 별로...라고요?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한동안 반도체 업황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제품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D램 가격 전망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상됐던 일정 지연도 업황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차세대 CPU인 사파이어래피즈 출시로 DDR5 D램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인텔이 출시 지연을 발표하면서 안개 속에 놓이게 됐거든요.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올 초 전망과 달리 오히려 4분기 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3. 지금 주가는 금융위기 수준, 다시 ‘줍줍’?
하지만 증권사들은 모두 ‘매수’를 외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오히려 고질적인 반도체 공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이유를 많이 듭니다. 여기에 또 하나,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기 힘든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1.2배 수준인데, 이는 과거 금융위기(2009년)와 D램 가격이 급락하던 시기(2019년)에 가깝습니다. 이때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PBR 1.1배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이 확실한 저점이라는 분석이죠. 여기에 삼성전자의 위기 관리 능력과 산업 성장성을 생각하면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입니다. 자, 여러분의 선택은 어느 쪽이신가요?
▲잠깐! PBR이 뭐였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지표입니다. 기업의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보다 높으면 PBR은 1배 이상, 반대면 1배 이하가 됩니다. 통상 PBR 1배 이상은 시장에서 고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해 상승 가능성이 작고, PBR 1배 이하는 저평가로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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