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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끊긴 스타트업…감원·폐업 줄이어

금리인상·경기 침체 우려에

1분기 글로벌 VC투자 19%↓

유니콘 등극 기업 수도 급감

온라인 결제서비스 '패스트'

추가투자 못받아 결국 폐업

직원 3분의 1 해고 업체도

연합뉴스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마련했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패스트(Fast)가 올 4월 중순 폐업했다. 2019년부터 온라인쇼핑 판매자를 위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온 패스트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들의 주목을 받으며 창업 후 3년간 1억 2500만 달러(약 16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현금을 소진한 가운데 추가 투자를 받는 데 실패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 유로 뉴스레터 스타트업인 서브스택은 29일(현지 시간) 경기 침체 대비를 이유로 전체 직원 14%의 선(先)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크리스 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서브스택에 가장 슬픈 날"이라며 "지난 몇 주 동안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는 어려운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6500만 달러를 조달하고 약 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등 실리콘밸리에서 각광받아온 스타트업이다.





지난 몇 년간 급속도로 팽창한 스타트업 시장에서 돈줄이 말라붙고 있다. 29일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서 VC 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과 소비자물가 급등,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초기 테크 기업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중단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리서치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테크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 규모는 6210억 달러로 전년의 2배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투자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1분기 글로벌 벤처 자금 조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1439억 달러에 그쳤다. 올 1분기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등극한 기업은 113곳으로 전 분기(133곳) 대비 15% 줄었다.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 라운드 자체도 급감해 3~5월 미국에서 7%, 아시아에서 11%, 유럽에서 19%나 감소했다.

신규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은 감원이나 임금 삭감 등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서브스택 외에도 미국의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업체 베터닷컴이 전체 직원의 33%인 3000명을 해고했으며 튀르키예(터키)의 배달 스타트업 게티르도 전체 인력의 14% 상당인 4000여 명을 해고했다. 지난해 7월 2억 7500만 달러 유치에 성공했던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사이버리즌도 전체 직원의 10%인 100명을 내보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도 내 25개 스타트업도 1만 1000여 명을 해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가들은 그들이 포트폴리오에 담은 기업들에 당분간 신규 투자 라운드를 기대하지 말고 2025년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은행에 보관하라고 경고했다"며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패스트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의 부진도 스타트업의 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나스닥지수가 고공 행진하던 지난해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선 스타트업들이 비교적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지수가 지난해 11월 전고점을 찍은 후 30%나 하락하자 투자가들은 스타트업에 대해 엄격한 재평가에 나섰다. 피치북은 2020년 이후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VC에서 지원을 받은 140곳의 현재 시가총액이 당초 VC로부터 조달한 자금 합계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차량 공유 스타트업 그랩은 상장 전 약 4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40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올 초 IPO 서류를 제출한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는 3월 기업가치를 기존 39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약 40%나 스스로 낮춰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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