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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적 통계지식조차 없는 韓 대학생…초중고 교육방법부터 개선 시급"

[이사람]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이 교수가 제안하는 교육개혁 방안

문·이과 구분 없애고 통합과정 운영

개념 이해·의사결정 적용능력 키워야

진로지도, 다양한 전문가 의견 참고를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연구 주제는 노동·복지·여성·부동산 등 매우 다양하다. 교육도 이 교수의 주요한 연구 주제 가운데 하나다. 그는 지난해 11월 구글이 ‘코로나 시대의 교육 환경 및 불평등’을 주제로 개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경진대회 ‘캐글’ 데이터 분석 대회에서 미국 AI 교육 서비스의 계층별 양극화를 규명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시킬 정도로 교육열이 높지만 정작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다. 이 교수는 “초중고교의 교육 내용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 수학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구성원으로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과도한 교육열도 국가적으로 나쁘지 않다"면서도 “미국에 있다가 국내 대학에 와보니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통계 지식조차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통계는 생활에 바로 적용해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지식이지만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가설 검증을 공식으로만 배우니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초중고교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개념을 알고 의사 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교육과정과 교수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고교 때 문과와 이과로 구분해 가르치면서 취업까지 발목을 잡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과생들은 취업이 힘들어 로스쿨 등을 가기 위해 다시 공부해야 한다”면서 “한국 사회가 문과생들에게 직업을 많이 줄 수 없는 사회라면 대학 구조조정을 하기 전에 문·이과 구분부터 없애고 통합 과정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교사들의 수준은 매우 높은 데 반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과다한 행정 업무를 꼽았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교사가 모두 힘들고 괴로운 상황인데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 누가 득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좋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롤모델은 학부 시절 지도교수였던 고 김태성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방문연구원 시절에 사사했던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이 교수가 진로 고민을 할 때 지도교수로 조언해준 김 교수는 뛰어난 실력에다 격의없는 태도로 제자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았으나 1997년 39세에 요절했다. 이 교수는 2017년 김 교수의 20주기를 기념하는 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하며 스승을 추모했다.

안정적 자원배분 이론으로 201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스 교수의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제자들을 끔찍이 챙기는 품성을 닮고 싶다는 이 교수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로를 모색하고 지도할 때 최대한 많은 사람들, 자신보다 멀리 볼 줄 알고 풍부한 경험을 한 분들에게 조언을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인터넷이나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서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미래에 대한 식견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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