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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시총보다 많은 반기 손실액.. ‘이상한 공기업’ 한국전력

한전 상반기 영업손실 14.3조.. 12일 시가총액 14.2조

연료비 급등 속에서 전기료 못 올려.. 연말 손실액 30조 전망

5년간 쌓인 ‘탈원전 청구서’.. 뒤늦게 발송됐단 분석도

文정부, 전기료 인상요구 9번 거절하며 탈원전 비판 억눌러

전기료 2배 폭등하거나 혈세 쏟아붓거나.. 결국 국민부담





한국전력이 올 2분기에만 6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반기 총 영업손실액이 14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주요 연료원 가격이 1년새 2배 이상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은 소폭 오르는데 그쳐 역대 최대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연료비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반면 전기요금은 오는 10월 1kWh당 4.9원 오르는데 그칠 전망이라 한전이 올해 3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한전 상반기 영업손실 14.3조.. 시가총액 뛰어넘었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에 매출 31조9921억원, 영업손실 14조30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습니다. 한전 측은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불구하고 3조3073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 등으로 17조4,233억원 증가한 것이 이 같은 실적악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1톤당 57만7000원 수준이었던 LNG 가격은 올 상반기 134만4000원으로 132% 껑충 뛰었습니다. 유연탄 가격도 올 상반기 1톤당 318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21% 급등했습니다. 여기에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늘어나며 기타 비용까지 9119억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기요금은 이 같은 원가 상승분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앞선 문재인 정부는 기준연료비(1kWh당 9.8원)와 기후환경요금(1kWh당 2.0원) 인상분을 올 1월부터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했으나, 반영시점을 늦추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이에 따른 손실액만 올 상반기 2조3000억원 정도로 추정 중입니다.

한전의 전기료 인상요구.. 9번 묵살한 文 정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에 따르면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올 6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참석해 ‘지난 정부에 전기요금 인상을 민생 상황과 물가를 고려해 올리지 말라고 했으며 결국 한 번 승인해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억눌렀습니다. 특히 올 1월 전기요금은 1kWh당 총 11.8원을 올려야 했지만, 정부는 대통령 선거 이후인 4월과 10월에 인상분을 나눠 반영토록 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이전정부는 분기마다 결정되는 실적연료비 인상 요구 또한 묵살하며 ‘탈원전 청구서’ 관련 비판을 피하려 애써왔습니다. 당시 전력산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했지만, 경제부처 수장인 기획재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억누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피해액은 천문학적입니다. 원전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원전 이용률이 이전 정부 대비 10%포인트 낮다는 점에서, 탈원전 정책 관련 직접 손실액만 연평균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 중입니다. 여기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한울1·2호기 준공 지연 등에 따른 발전량 감소분까지 감안하면 이전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매년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같은 정부 정책 여파로 한국전력이 올 상반기 기록한 영업손실 규모는 14조3033억원에 달합니다. 한전의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14조1874억원) 규모를 뛰어넘습니다. 물론 한전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연료비 가격 급등이지만, 석탄·천연가스와 같은 연료비는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입니다. 반면 이전 정부가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지 않고 전기요금 현실화 등을 합리적 에너지 정책을 실시 했다면 한전의 적자 요인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즉 이전 정부에서 충분히 통제가능했던 내생변수를 잘못 다뤄 한전의 손실을 키운 셈입니다.

전기료 2배↑ vs 대규모 재정투입.. 고난도 ‘밸런스 게임’


결국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따른 부담은 국민이 짊어지게 됐습니다. 우선 전기요금 급등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전년도 연료비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의 기준지표가 되는 기준연료비를 산출하는데, 지금과 같은 연료비 구조하에서는 내년 1월 전기요금은 올해 대비 2배 가량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 상반기 한전의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용은 33조72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6% 뛰었습니다.

한전에 정부 예산이 투입될 수도 있습니다. 한전의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32.9%)과 기획재정부(18.2%)로 정부 지분이 과반을 차지합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한전 측에 6680억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전 영업손실 규모는 올해 한전의 연간기준 영업손실 추정치의 10분의 1에 불과한 2조7980억원이었습니다.

산업부 등은 대통령실이 앞장서서 물가안정에 ‘올인’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기 부담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상황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 때문에 한전의 재무개선을 우선적으로 요구 중입니다. 한전은 정부 압박에 자산 및 일부지분 매각, 투자시기 조정, 비용절감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말 그대로 ‘대증요법’에 불과합니다. 한전이 영업비용에서 감축가능한 부분은 수선유지비 등 전체 비용의 3.9%에 불과한데다 투자시기 조정 등은 자칫 송배전망 구축 지연으로 정전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전 정권의 정책코드에 발맞춰 한전의 요금인상을 억누른 정부가, 현정권에서 한전의 방만경영을 지적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정부는 법률개정을 통해 한전의 사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입니다. 한국전력공사법 16조는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액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 이하’로 규정해 놓아, 올 연말께에는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이같은 경영방식이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이 또한 한전의 재무제표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 되지 못합니다. 국가 대표 공기업인 한전의 신용등급 하락은 국가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한전 측은 이와 관련해 “한전의 경영 혁신을 전제로 전기요금 정상화를 포함한 에너지 비용의 사회적 분담 방안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전력도매가격을 안정화해 민간 발전사의 과도한 이익을 규제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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