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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홀 앞두고 줄다리기하는 시장”…“신흥국 외환보유고 빠르게 소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지난 2019년 잭슨 홀 미팅에 나선 제롬 파월(왼쪽) 연준 의장. 블룸버그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잭슨 홀 미팅에서의 매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우려가 크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3.1% 선을 돌파했음에도 오른 건데요. 나스닥이 0.4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9%, 0.18% 상승했습니다.

며칠 연속 하락해 반등한 측면도 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관한 생각이 아직 엇갈리기 때문인데요. 양측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셈입니다. 종목별로는 자전거 같은 운동기구와 옷을 아마존에서 팔기로 한 펠로톤이 20.36% 급등했는데요. 아이폰14이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행사 초대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0.18% 올랐죠.

반복되기는 하지만 시장을 좌우하는 이슈인 만큼 오늘은 잭슨 홀 관련 얘기와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와 관계 있는 신흥국 외환보유고 급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유가 전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증시 상승 왜?…①볼커 스타일의 충격요법 없을 것 기대감 ②빠진 뒤 단순 상승 ③연설 뒤에도 여전히 읽고 싶은 대로 읽을 가능성


이날 10년 물 미 국채금리가 3.12%대까지 상승했는데요. 6월 말 이후 최고치였죠. 앞서 전해드렸던 대로 파월 의장이 26일 있을 잭슨 홀 연설에서 매파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측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카론은 “채권시장은 내년에 금리를 내린다고 하는 정책전환에 대한 파월의 생각이 어떤지를 찾고 있다”고 했는데요.

리사 에릭슨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공공 시장그룹 헤드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공격적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파월 의장의 연설 전에 나올 7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를 연설에 어떻게 녹일지가 관심이라고도 했는데요.

하지만 어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던 골드만삭스에 이어 그렇게 매파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로이 가예스키 FS 인베스트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잭슨 홀에서) 볼커 스타일의 충격적이고 끔직한, 초공격적인 표현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6월 이후 시장의 상승세는 연준이 달성하려는 목표와 반대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발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이는 금융시장은 한번 다잡고 가겠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매파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실제 금융시장은 큰 틀에서 완화했죠. 이날 국채금리 상승에도 나스닥이 상승 마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는데요. 한동안 강경 매파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가 생각해보니 그 정도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건데요. 조나단 크린스키 BTIG 수석 시장 테크니션은 “시장이 경제 데이터와 연준이 앞으로 무엇을 할지 사이에서 계속해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며 “최근의 일부 약한 데이터들이 파월이 잭슨 홀에서 덜 매파적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전했습니다.

19일로 시카고 연은의 국가 금융여건 지수가 -0.28로 전주(-0.25)보다 더 완화했다. 시카고연은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 드린 질로우 자료에 이어 오늘은 블랙나이트가 지난 달 미국 주택가격이 6월보다 0.77% 떨어졌다고 했는데요. 3년 만의 첫 월간 하락이라고 합니다. 이날 나온 내구재 수주실적은 전월과 같은 273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1.0% 증가)를 밑돌았죠.

흥미로운 건 웰스 파고의 전망인데요. 웰스 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는 “우리가 볼 때 잭슨 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있다”며 “매파들은 매파적인 발언에 집중할 것 (비둘기파는 그 반대)”이라고 했습니다. 완전히 똑 부러지는 발언 없이는 서로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갖다 붙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잭슨 홀을 앞두고 단순히 오르는 거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리사 에릭슨 US뱅크 헤드는 “잭슨 홀 연설과 PCE 같은 중요한 뉴스를 기다리면서 투자자들은 하향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단지 위아래로 떠다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랠리는 숏커버링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어쨌든 전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가장 큰 두려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일까 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하게 얘기했지만 ‘연준 블러핑파'의 기세가 일부 꺾였을지언정 여전한 것이죠. 그럼에도 큰 틀에서 매파적 연준을 기대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점, 알고 계셔야겠습니다.

“경기침체 이어 인플레 고민도 다시 고개”…“미, 휘발유값 다시 오를 수 있다” 주장도


하나 주목할 것은 이번 주 들어 인랠리가 멈추면서 경기침체 얘기가 고개를 들었듯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갈 거냐, 지속적이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다시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파월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보여줄 스탠스에 따라 증시와 통화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갈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텐데요. 8월 신차 가격이 전년보다 11.5% 폭등한 4만625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펠프스는 이날 “경제를 어느 정도 식히고 실업률을 약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수요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힘이 수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조정하겠지만 연준은 지금보다 반드시 더 공격적이어야 하며 그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롬 파월의 딜레마: 만약 인플레 동인이 계속 남아있다면?’이라는 이름의 기사를 게제했는데요. 내용은 길지만 핵심 내용은 간단합니다. 크게 △세계화의 후퇴 △노동시장 변화 △에너지 상품가격 상승 등에 과거와 다른 고인플레 시대가 지속할 수 있다는 거지요. 코로나19 직후부터 나오던 내용을 모두 모은 건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많이 전해드렸는데, 1990년대 이후 물가를 낮춰왔던 세계화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붕괴로 무너졌고 리쇼어링을 통해 생산가격이 더 비싸진 측면이 있습니다.

추가로 미국은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은퇴하면서 예전보다 노동력(약 250만 명)이 적고, 이민자도 줄어 급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코로나 이전에는 연 3%씩 임금이 올랐지만 7월에는 5.2%였지요.

WTI 추이. 최근 다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CNBC 화면캡처




마지막으로 석유 같은 화석연료 부문에 투자를 적게 하면서 앞으로도 수요와 관계 없이 공급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고물가를 의미하는데요.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1990년대의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전에는 성장을 과소평가하고 인플레이션을 과대평가했는데 이제는 이것이 뒤바뀌게 됐다”고 했습니다.

잭슨 홀 미팅을 앞두고 원론적인 얘기가 재언급되는 것은 연준 내에서 이같은 고민이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만큼 앞으로는 상대적인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할 수 있으며 쉽게 내려오지는 않을 수 있다는 여러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지요.

실제 유가나 휘발유와 관련해서는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레베카 바빈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공급이 이에 따라 감소할 것이며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미국 전역의 휘발유 가격이 여기에서부터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봤느데요.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 11월에 끝나고 유럽이 12월에 러시아 제재를 확대한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이는 북반구의 난방수요와 겹치는데요. 이란과의 핵합의가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을 흘리고 있죠. 야후파이낸스는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4분기에 배럴당 100달러에 마감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날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미국 원유 재고 감소에 전날보다 1.15달러(1.23%) 오른 배럴당 94.89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이틀 간 4.66달러, 5.16% 상승했는데요. 유가와 식품은 금방 빠지기도 하지만 금세 오르기도 한다는 점, 그래서 근원 물가지수가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신흥국 등 올 들어 6월까지 외환보유고 3790억 달러↓…2008년 이후 가장 빨라 이집트·터키·체코·헝가리 등 어려움 확산”


이번엔 신흥국 얘기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외환보유고가 3790억 달러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JP모건체이스는 환율 변동성과 중국과 중동의 산유국들의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빼면 신흥시장의 경우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석유를 팔면 달러를 받는 산유국들은 사실상 외환위기 가능성이 적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스리랑카는 지난 5월 해외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고 나이지리아는 달러를 아끼기 위해 외국항공사들의 해외송금 4억6400만 달러를 막았다고 합니다. 좋지 않은 신호인데요.

데이터 제공업체 CEIC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공급제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체코와 헝가리는 올 들어 외환보유고가 각각 15%, 19% 급감했다고 하는데요. 헝가리는 달러 대비 올 들어서만 30%가량 폭락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파키스탄(-33%)과 이집트(-26%), 가나(-29%) 등도 올 들어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었는데요. 파키스탄과 가나는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하고 있기도 하죠. 브레드 셋서 미 외교협회 선임 펠로는 “주요 몇몇 국가에서 즉각적인 위험이 있다”며 “이들은 식량과 에너지 수입을 위해 보유고를 쓰고 있으며 이것이 지속하면 외환위기 또는 부채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IMF의 글로벌 외환보유고 현황. IMF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인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연준이 매파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 달러가치가 20년 만의 최고로 치솟고 있는데요. 이날 달러인덱스가 한때 109.1을 찍었습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데 강달러가 물가 문제를 더 키우는데요. 자국통화 방어를 위해 보유고를 꺼내쓰고 에너지 수입에 달러를 쓰면서 문제가 커진 겁니다.

이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옵니다. 신흥국의 경제위기와 침체가 중진국을 거쳐 결국 선진국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어쨌든 연준은 9월에 최소 0.5%포인트(p)를 포함해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올릴 예정인 만큼 신흥국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채 부담도 커지구요.

당장 글로벌 외환위기가 온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주요국의 외환, 부채 문제가 또 하나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요. 위기는 항상 가장 약한 고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것들만 말씀드렸는데 위기를 피하기 위한 정부와 경제주체들의 노력, 즉 반대쪽 힘도 작용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인데요. 이날도 미국 증시는 올랐죠.

UBS는 이날 중장기적으로 기반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확대에 성장이 촉진되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비즈니스의 디지털화 촉진이 이뤄질 것이라며 금리와 침체 논쟁 이후의 투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길게 봐야 한다는 거죠. 장기적 구상과 함께 단기 리스크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한 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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