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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홀 연설 이후 시장하락 기뻐”…“유가, 다시 100달러 육박”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미니애폴리스 연은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매파적 발언을 한 데 따른 여진이 계속되면서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02%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67%, -0.57% 떨어졌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1%를 넘어섰습니다. 투자심리가 나빠지면서 개당 2만 달러가 깨졌던 비트코인은 다시 2만 달러를 회복했지만 뒤로 갈수록 상승폭을 줄였는데요.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약세였습니다. 다음달 7일 4가지 모델의 아이폰14와 업데이트된 애플 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1.37% 빠졌는데요. 반면 월마트는 0.97% 올랐습니다. 국제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는데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가능성에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95달러(4.2%) 상승한 배럴당 97.0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슬금슬금 다시 100달러 선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지난 금요일의 낙폭보다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금리와 연준에 쏠려있죠. 이날 있었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은 자금이체 서비스에만 국한됐는데요. 8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중요합니다. 오늘은 시장 상황과 함께 연준의 정책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2~3달 인플레 수치 좋으면 끝? 연준 계속 제약적 상태 유지”…“유럽 등 중앙은행 더 매파적으로 나와 변동성↑”


리즈 영 소파이 투자전략 헤드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두 달, 세 달 내려가면 파월 의장이 금리를 계속 올린다고 했던 것보다 이를 더 신경쓸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현실은 우리는 계속해서 제약적인 금리수준으로 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물가 상승폭이 계속 낮아지면 언젠가는 연준이 멈추겠죠. 그것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은 연준이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기준이지요. 투자자의 기대가 연준의 기대보다 낮다면 계속된 금리인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특히 연준이 최종금리(terminal rate)에 도달하더라도 오랜 기간 그곳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은데요.

토마스 호잉 전 캔자스시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계속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파월은 잭슨 홀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짧게, 포인트를 말했고 인플레이션이 우선 순위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지만 더 지속적으로 갈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시장이 앞서 나가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요. 이어 “물가가 급락하면 다음 두 번의 금리인상 규모를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금리인상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꽤 경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웰스파고의 향후 경제전망치. 웰스파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좀 더 넓게 보는데요. 그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가장 경기가 좋은 편이며 유럽과 중국은 급격히 경제가 식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걱정합니다.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나서면 연준도 간접적으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뜻인데요.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꾸준한 금리인상 속도”를 주장했지만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와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총재는 9월에 0.75%포인트(p)의 금리인상을 제시했죠. ECB 집행위원인 이사벨 슈나벨은 “들썩이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편할 정도로 높다”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지속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공포를 키웁니다. 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지만 미국도 에너지와 농산물을 더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낮아져도 이를 뺀 근원 인플레는 여전하고 끈적끈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웰스 파고는 “잭슨 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9월에 0.75%p를 배제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은 없었다”며 “고용증가세가 미약하거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9월에 0.5%p만 인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현재 연준이 11월에 0.5%p, 12월 0.25%p를 더해 9월에 0.75%p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말 성경 속 복음 아냐”…“정책 실질금리 플러스되고 침체오면 인하 가능” 분석도


하지만 증시 폭락 하루 만에 시장의 기대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시장의 기세는 꺾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파월 의장의 말을 복음(Gospel)으로 생각하지 말자. 왜냐하면 그는 지난해 같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고 했으며 1년 전에는 금리를 올리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며 “지난 4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과잉 긴축 탓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단지 구인 수가 줄고 그것을 균형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었다”고 비판했는데요.

연준이 계속해서 전망이 틀리고 말바꾸기를 하니 성경 속 복음처럼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는 거죠. 이는 경제상황에 따라 연준이 언제든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정책전환(금리인하)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요. 시겔 교수는 “확실히 연준의 예측 능력은 내 신뢰를 잃었다. 만약 인플레이션 공식수치가 2%까지 내려오는 걸 본다면 그때는 이미 과도하게 긴축했을 것”이라며 “(물가가 올라갈 때 놔두었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게 내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부분은 합리적 문제 제기로 보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이미 사후 판단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를 맞아 선제적 대응 대신 데이터를 확인한 뒤 움직이는 사후적 대응으로 전환했죠. 경제를 충분히 떠받치기 위한 조치였는데요.

웰스파고의 향후 정책금리 전망. 웰스파고




이렇다 보니 인플레이션도 완전히 잡히는 걸 숫자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최소한 가장 큰 틀의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 됐는데요. 이 경우 이미 지난 지표를 보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더라도 상황은 늦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죠. 시겔 교수가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인데요.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는 잭슨 홀 미팅 연설도 결국은 데이터에 의존해서 결정하겠다는 의미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매파적인 장치와 느낌을 걷어내면 남는 건 데이터 의존이라는 건데요. 피터 치르 아카데미 증권의 매크로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연준이 경기 약화에 직면해도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것을 믿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는 그렇다. 연준은 일부 나쁜 뉴스에도 금리를 올리겠지만 정말로 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이 감소하면 그들은 되돌아와야만 할 것”이라며 “연준은 (잭슨 홀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고 이번 주에도 그렇게 하겠지만 현실은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해서 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잭슨 홀 미팅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도 정부 지출이 줄어야지 금리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고 했는데요. 존스홉킨스대의 프란체스코 비안치와 시카고대와 레오나르도 멜로시는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재정지출에 주도되고 있으며 단순히 금리를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정책금리와 인플레이션이 크로스되는 게 중요하다"며 “연준이 실질 정책금리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되고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본다. 내년 후반에 인플레이션이 3%대가 되고 금리가 4%가 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카시카리 “시장이 연준 의지 어느 정도 오해”…“8월 고용, 30~32만 전망 유로존 CPI도 지켜봐야”


마지막으로 증시 전망을 보죠.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잭슨 홀 미팅 이후의 증시 급락을 두고 “나는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보고 실제로 기뻤다(actually happy)”며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고 한 약속의 진지함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주식시장이 오르는 것을 보고 흥분하지 않았다”며 “왜냐하면 나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헌신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며 어느 정도 시장이 그것을 오해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직접적 경고인데요. 최소 잭슨 홀 이후에도 금융시장이 크게 완화하면 시장에 독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월가에서 “파월이 잭슨 홀에서 세게 나온 것은 결국 금융시장 완화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측면이 어느 정도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내년,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든 당장 시장이 연준에 다시 도전하면 이것은 파월 의장의 선택지를 더 좁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만 긴축하면 될 것을 6~7을 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요. 뒤집어 보면 당분간 큰 틀에서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지금은 황소론자들도 섣불리 나서지는 않는 모습이라는데요.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지난 금요일의 공격적이며 거침없는 매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진정한 매수 수요가 많지는 않다”며 “심지어 황소들도 다시 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이번 주의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 고용보고서,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굵직한 거시 자료를 보기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합뉴스


8월 고용보고서의 경우 현재 30만에서 32만 안팎 정도의 증가가 예상됩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평균은 30만 명 정도 되고 CNBC는 32만5000명이라고 봤는데요. 7월 52만8000명보다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얼마나 감소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수요일의 유로존 인플레이션 수치는 전년 대비 9.0%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고요.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방어적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UBS는 “2023년 6월 S&P500의 가격목표는 4200으로 지금보다 높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75%로 현수준(3%대)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면 인플레이션 경로와 에너지 가격,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중국의 경제정책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은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담은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향후 1년 동안 변동성 확대와 어닝 전망 하향, 예상보다 높은 부도율이 기본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약세론을 펴왔던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팀은 “앞으로는 높은 금리가 아닌 약해진 기업들의 어닝이 미국 주가에 가장 큰 위협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익 전망치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다음 달부터는 연준의 양적긴축(QT) 규모가 두배로 늘어납니다. 주말에는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이 주식 시장의 추가 20~25% 하락을 점쳤지요.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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