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자사의 대표 타깃데이트펀드(TDF) 운용 보수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올해 하반기에 시행되는 만큼 TD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운용사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의 연 운용 보수를 약 15% 인하했다고 6일 밝혔다.
빈티지(목표 은퇴 시점)별로 △채권혼합·2020·2025·2030은 연 0.23%에서 0.196% △2035는 연 0.28%에서 0.238% △2040·2045·2050·2055·2060은 연 0.33%에서 0.281%로 각각 3bp~5bp(1bp=0.01%포인트)가량 연 운용 보수를 내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인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디폴트옵션 클래스(C-RO)’도 새로 만들었다. 해당 클래스의 경우 기존 퇴직연금온라인클래스(C-Re) 판매 보수(연 0.195%~0.36%)의 80% 수준으로 판매 보수(연 0.156%~0.288%)를 책정했다.
TDF는 투자자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해 디폴트옵션 도입 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6806억 원이었던 국내 TDF 순자산 규모는 최근 10조 원대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운용사들도 성장이 예고된 TDF 시장을 잡기 위해 수수료를 연이어 내리고 있다. TDF 수익률에는 수수료, 보수, 기타 비용이 포함된 만큼 투자 판단의 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KB자산운용은 1월에 이어 7월에도 ‘KB온국민 TDF’의 운용 보수를 추가적으로 10%씩 낮춰 수수료 인하 전쟁에 신호탄을 쐈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전날 ‘한화 LIFEPLUS TDF’의 운용 보수를 빈티지별로 8~10%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도 8월 24일 ‘삼성한국형TDF’의 운용 보수를 3bp(1bp=0.01%) 정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TDF 시장의 공룡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운용 규모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만큼 수수료 인하보다 TDF 운용 전략에 집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운용사의 TDF 운용 규모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조 844억 원으로 업계 2위인 삼성자산운용(2조 68억 원)보다 두 배 넘게 많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1조 2751억 원), KB자산운용(9806억 원), 신한자산운용(8011억 원), 한화자산운용(1774억 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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