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외활동 현장에서 의전을 담당하는 새로운 수행원이 포착됐다. 이 여성은 지난 8일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 주변을 지키며 '밀착 의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잡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 분석 결과, 지난 8일 평양 만수대 기슭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9·9절) 74주년 기념 경축 행사장에 김 위원장을 따라다니는 신원 미상의 여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긴 머리를 반으로 단정히 묶고 검은 정장과 안경을 착용했다.
김 위원장이 경축행사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할 때 가까운 거리에서 현장을 살핀 이 여성은 공연이 시작됐을 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바로 뒤편이자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의 옆자리에 앉아서 전방을 주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여성은 이날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시정연설을 할 때도 수행했다. 당초 이 역할을 맡았던 현 부부장은 회의장 입구에 서서 이 여성을 지켜봤다.
그동안 최고지도자 의전은 최측근인 현 부부장이 담당해 왔지만 올해 초부터는 종종 새로운 인물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월 26∼28일 열린 당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때는 4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김 위원장에게 연설문을 건넸다.
말끔한 정장 차림에 서류 가방을 지참한 이 여성은 지난 4월 11일 평양 송화거리 준공식, 4월 13일 평양 보통강변 주택지구 경루동 준공식에서도 카메라에 잡혔다.
4월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110주년 행사장에서도 구석에서 김 위원장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설 90주년이던 4월 25일 열병식 행사장에선 현송월을 도와 김 위원장이 받은 꽃다발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이들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현 부부장이 맡았던 수행비서 역할을 이어받거나 일부 나눠서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현 부부장이 의전 역할에서 밀려났다기보다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서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현장 의전 인력은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도 이들의 신원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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