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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가달라" 우크라 난민 내보내는 유럽 가정들 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자신들을 받아준 폴란드 정부에 감사를 표시하는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난민을 포용했던 유럽 가정들이 극심한 에너지 위기 속에 난민을 내보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유럽을 덮친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한 이후 6개월간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맞아들였다.

하지만 서방의 제재에 반발하는 러시아가 가스관을 걸어 잠그면서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고, 곧 닥쳐올 겨울나기에 위기감이 생기면서 환대 분위기에 상황이 급변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헝가리 한 시골 마을 노부부 집에 머물던 우크라이나 난민 알리사 가족은 최근 집주인 부부로부터 나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전국 평균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구에 대해 요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치솟는 에너지 요금을 견디다 못한 집주인 부부가 알리사 가족에게 떠나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알리사 가족은 올해 4월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탈출했다. 헝가리에 도착해 이틀 동안 호텔에서 머물던 이들은 "필요한 만큼 머물러도 된다"며 호의를 베푼 노부부 집에 거처를 마련하고 지내왔다.

알리사는 "집주인 부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머물러도 된다고 말했으나 지금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아주 공손한 말투로 '나가달라'고 요청하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난민을 위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에 예산을 편성했던 각국 정부는 긴축으로 돌아섰고, 자발적으로 의식주 지원에 동참했던 민간인들도 차츰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른 어느 곳보다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폴란드에서조차 최근 설문조사 응답자의 62%가 "우크라이나인 수용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답할 정도로 여론이 바뀌었다.

난민을 돕는 자원봉사자 아나스타샤 추코프스카야는 이 매체에 "더는 손님을 거둘 형편이 안 되는 유럽 가정 사이에서 퇴거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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