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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질서있는 긴축 원해”…“美 철도파업 땐 인플레 상승 우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8월 PPI가 전월 대비 -0.1%를 기록했다. 하지만 CPI 충격에 의미가 크게 퇴색했다. AP연합뉴스




어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폭락했던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4일(현지 시간)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74%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4%, 0.097% 뛰었죠. 장후반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마감 10~20분을 앞두고 상승폭을 키웠는데요.

이날 나온 물가 지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와 같은 -0.1%를 기록하면서 2달 연속 물가하락을 보여줬는데요. 전년 대비로는 8.7%로 7월(9.8%) 수치보다 낮아졌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PI는 1년 전과 비교해 5.6% 증가해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는데요.

오전 한때 연 3.47%까지 치솟았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39%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증시의 숨통을 터주기도 했습니다. 달러인덱스도 109.8~109.9를 오르내리다 109.3 정도로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다만, 미 철도노조가 16일(금)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이 공급망과 물가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월가의 관심은 이날도 금리와 인플레이션이었는데요. 오늘은 8월 CPI가 나온 지 하루 뒤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증시, 철도 노조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9월 1%p보다는 0.75%p 가능성 지배적”…“1%p 초과 인상 또는 0.25%p로 속도 조절 요구도”


우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예상부터 다시 짚어보죠. 변동성이 크고 각종 변수가 많지만 1차로는 9월 금리인상폭부터 감을 잡아야 하나씩 맞춰나갈 수 있을 겁니다.

1%포인트(p)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로저 퍼거슨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0.75%p가 훨씬 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유는 두 가지인데 0.75%p는 시장에 반영돼 있는 반면 1%p는 매우 놀라운 카드다.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데 연준은 질서있게 하는 걸 원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부분, ‘질서있는 금리인상’이 중요한데요. 당국자들이 늘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인플레를 잡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의 큰 폭의 하락을 넘어 붕괴로 이어지면 안 되겠지요. 퍼거슨은 연준에서 부의장을 지낸 만큼 금리인상의 정도가 주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연준 부근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월가의 한 관계자는 “1%p는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일단 연준이 신호를 주지 않았다”며 “지금은 1%p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번에 1%p를 하기보다는 11월과 12월에 더 올리는 식으로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전했습니다.

8월 PPI 추이. 노동부


지금까지 9월 0.75%p, 11월 0.5%p, 12월 0.25%p였다면 뒷부분을 추가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죠.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연준도 지표를 더 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며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어쨌든 8월도 전년 동월 대비로는 떨어졌으니 나오는 데이터를 더 봐가며 금리인상폭을 추가로 올려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시장도 대체적으로 0.75%p로 기울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4시20분 현재 CME 페드워치의 0.75%p 인상확률이 76%로 어제(69%)보다 7%p 높아졌는데요. 시장도 9월에 관한 한 약간 진정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톰 디 갈로마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매니징 디렉터도 “연준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을 따를텐데 시장이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은 0.75%p이며 그렇기 때문에 연준은 0.75%p를 할 것”이라고 했죠.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p파가 여전한데요. 니샤 파텔 파라메트릭 포트폴리오 어소시에츠의 디렉터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1%p의 금리인상을 강요받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쳤을 것이라는 생각은 폐기됐고 이제 소프트랜딩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노무라가 1%p 가능성을 제시했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0.5%p와 1%p 사이에서 골라야만 한다면 1%p를 택하겠다고 했죠.

연준이 1%p를 하려면 최소한 시장에 사전에 알리긴 해야 합니다. 연준은 9월 FOMC를 앞두고 공식적인 발언을 할 수 없는 묵언기간인데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6월에도 직전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시장에 전격적인 0.75%p 가능성을 전달했었죠. 이를 고려하면 0.75%p 가능성 위주로 보되, 주요 매체를 중심으로 혹시나 바뀔 수 있는 연준의 분위기를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일각에서는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스리-쿠마르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스리-쿠마르 대표는 “연준이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9월에 1.25%p를 올렸으면 좋곘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년까지 이 얘기(높은 인플레이션)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10년 물 국채금리 3.5% 깨지면 3.69%·3.88%까지 갈 수 있어”…“경기침체 하방 리스크 커져 vs 크레디트 시장은 조용”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는 한 발 더 나갑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미팅마다 1~2%p 정도씩 금리를 올리면 효과를 빨리 볼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9%까지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연준이 정말로 뭔가를 하고 효과를 원한다면 그들은 훨씬 더 큰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하나 짚어볼 건 모비우스가 암호화폐 문제를 언급했다는 겁니다. 그는 “문제는 연준이 암호화폐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데 암호화폐는 화폐공급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략 3조 달러”라며 “이를 무시하면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시중에 돈이 더 풀려 있다는 의미로 추가적인 긴축의 근거라고 한 셈이죠.

이렇다 보니 국채금리에 대한 관심도 커집니다.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금리가 이날 오전 한때 3.8%를 넘어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는데요. 10년 물 미 국채금리도 3.5%를 깨지는 못했지만 근처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3.5%를 넘어서면 다음은 3.69%까지 오를 수 있으며 그 다음은 3.88%라고 보는데요. 이 또한 무너지면 3.98~4.05%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국채금리가 뛰면 더 많은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케리 뎁스 메인 스트리트 파이낸셜 솔루션의 CFP는 “고객들에게 팬데믹 때 같은 주식수익률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예금 같은 지루한 선택을 다시 볼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했지요.

그런데 모두가 큰 폭의 금리상승을 원하는 건 아닙니다. ‘신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 건들락은 “연준이 9월에 0.75%p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지만 과도한 긴축 가능성 때문에 0.25%p를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죠.

디플레이션을 강조하는 캐시 우드의 전날 트윗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금리를 0.25%p 인하해야 한다”고 정반대의 주장을 폈는데요. 경기를 보는 시각차 때문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당국자가 아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만 하는 얘기라 감안해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도 디플레이션을 얘기하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대표의 주장도 그렇고요.

어쨌든 이들이 금리인상폭을 걱정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침체 가능성입니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하방리스크는 연준이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면서 증가하는 경기침체 리스크”라고 강조했는데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도 “(연준 입장에서는) 침체가 필요한 거다. 최종금리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 침체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노동부문을 보면 연착륙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제를 생각보다 더 급격하게 둔화하게 해야 하니까 침체 느낌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채권 같은 신용시장에서는 경기침체 기미가 없다는 반론도 있죠. 옥사나 아로노프 JP모건 자산운용 대체 투자부문 헤드는 “크레디트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가격은 여전히 꽤 낮으며 그 어떤 침체 때보다도 낮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 명확한 것은 주택시장의 빠른 둔화인데요. 미국의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보다 1.2% 감소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해 이후 주택구입을 하려는 이들의 모기지 수요가 약 3분의1 줄었다고 합니다.

현재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대출 잔액 64만7200달러 이하)의 평균 금리가 6.01%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6%의 금리는 2008년 이후 처음입니다. 주택시장에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요. 최소한 주택시장에서만큼은 긴축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긴축이 더 오래 지속하면 부동산 시장이 크게 꺾이면서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지요.

“증시 지속 상승 위해서는 인플레가 확실히 가라앉아야”…달리오 “금리 4.5%만 되도 주가 20% 폭락”


이번에는 증시를 보겠습니다. 이날 증시가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버투스의 조 테라노바는 “단기적으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시장이 위험하다”고 봤는데요.

월가도 조심스럽습니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CIO는 “화요일의 매도는 지속가능한 랠리가 이뤄지려면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명확한 증가가 있어야 함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는데요. 마이크 산톨리 CNBC 코멘테이터도 “증시가 의미있는 회복을 위해서는 국채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연준의 목적지(최종금리)가 명확해지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돼야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우려했는데요. 골드만삭스의 도미닉 윌슨은 “주식이 얼마나 내리고 국채금리가 올라야 금융시장이 긴축으로 가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직 심각한 경기침체만이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다면 주식과 채권가격의 하락은 우리가 이미 본 피해 이후에도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죠. 번스타인도 미국 증시에서 올 들어 7조6000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졌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약세장이 끝나기 전에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금리가 많이 올라야 할 것 같다(4.5~6% 중에서 높은 쪽으로)”며 “이는 민간 부문의 산용성장을 둔화시키고 지출을 줄게 하며 경제를 느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금리가 약 4.5%로 오르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CFRA의 샘 스토발은 8월 CPI에도 일단 6월 저점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데요. 오펜하이머의 기술전략가 아리 왈도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전형적인 코스를 따라 4분기에 시장이 상승할 수 있다”고 고 점쳤고,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은 “화요일의 매도는 기술적으로 중요하고 부정적으로 보이며 10월 초까지 하락세를 시작할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4분기 상승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14일(현지 시간) 내놓은 글로벌 주식배분 참고표.


개인투자자들도 약간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요.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나스닥이 5% 넘게 폭락한 화요일에만 20억5000만 달러어치의 주식 등을 순매수했는데요. 이는 일일 기준으로 올 들어 두 번째로 큽니다. 올 들어 개인이 거꾸로 가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올라갈 때 사고 떨어지면 나간다는 말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일까요.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평균 27%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애플과 테슬라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화요일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테슬라와 애플이었다는데요. 울트라 프로 QQQ ETF도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CNBC는 “4분기에 증시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그 전에 더 큰 고통이 먼저”라고 해두었는데요.

추가로 미국의 철도 노조 파업이 관건입니다. 현재 철도 회사와 노조가 신규 근로계약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 금요일 오전12시1분까지 타결이 안 되면 그날부터 철도파업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합니다. 노동자 12만5000명이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데요. 미국 철도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Railroads)에 따르면 장거리 화물열차 7000대가 멈춰서게 되면 매일 20억 달러 이상의 경제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지난해 하루 평균 생산액이 630억 달러였음을 고려하면 3%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를 메우려면 매일 46만7000대의 트럭이 필요한데 지금 미국 트럭업계는 되레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인데요. 루벨라 파루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업이 시작되면 공급망이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물품 부족현상이 발생해 판매와 공장운영에 모두 영향을 주고 결국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여객철도 암트랙은 중간에 파업이 될까봐 시애틀-로스앤젤레스 같은 장기리 노선을 일부 취소했다고 하는데요. 파업 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백악관이 나서 중재를 하고 있다고 하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만에 하나 사태가 틀어질 경우 미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듯한데요. 계속 잘 체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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