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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석탄 값 모두 역대 최고…'에너지 한파' 찾아온다[양철민의 경알못]

겨울도 아닌데.. 8월 LNG 수입가 역대 최고치

탈원전 여파로 화석연료 의존도 높아져

전기료 인상압박 가중.. 수급불안 우려도

文 정부 밀어붙인 태양광은 겨울철 힘 못써





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1톤당 수입가격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으로 올 겨울 LNG 가격 상승 추이가 보다 가팔라 질 것으로 전망돼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탄 가격까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 도그마’에 빠져 있던 이전 정부의 에너지 관련 정책 여파가, 글로벌 에너지 수급 위기에 본격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겨울도 아닌데.. 8월 LNG 수입가 역대 최고치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LNG 수입가격은 1톤당 1194.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LNG 수입가격 최고 기록은 올 1월 기록한 1138.1달러였다.

지난달 LNG 수입가격은 지난해 8월 가격(535.0달러)과 비교할 경우 2배 이상 높다. 최근 1년새 원·달러 환율이 20% 가량 뛴 것을 감안하면 1년새 LNG 수입에 따른 관련 부담이 3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LNG 가격이 1년새 빠르게 상승한 이유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기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올 겨울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천연가스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과 함께 LNG 주요 소비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LNG 가격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전력거래액은 8조7790억원으로 전년동기(4조760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전기요금은 1년새 17%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력거래 도매가 결정의 기준이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은 이달 16일 255.5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올해 30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21일로 예정된 올 4분기 전기요금 조정단가 발표 시점을 이날 오후 갑작스레 늦춘다고 공지하며 전기요금 인상안과 관련한 장고에 들어갔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SMP가 올 연말 300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에.. 정부대책 ‘백약이 무효’


“9월 21일 예정이던 한국전력의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실적연료비) 공개 일정은 잠정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오후 연료비 조정단가 공개 일정이 연기됐다고 갑작스레 공지했다. 매 분기 결정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한전이 주무부처인 산업부에 신청 후 인가받는 구조로,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인상여부를 결정한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요금 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는 물가상승압박을 이유로 요금인상을 억누르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이 역대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유연탄 가격 또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분기당 결정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해 동결한다 하더라도, 현행 전기요금 산정 공식에 따라 내년 전기요금은 현재 대비 2배 가량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거래액은 8조7790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조7607억원)와 비교해 2배 수준이다. 반면 350kWh의 전력을 사용한 가구의 전기료 부담은 지난해 8월 3만5430원에서 올 8월 4만1360원으로 1년새 17%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정부는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전력단가를 낮추려 애썼지만 여타 연료비가 모두 급등하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실제 지난달 1kWh당 LNG 발전단가는 월간 기준 역대최고치인 274.3원을 기록했다.

비교적 발전단가가 저렴한 석탄발전 또한 지난달 전력거래액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달 석탄발전 전력거래액은 전년 동기의 1조9627억원 대비 72% 급증한 3조36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석탄발전 전력생산량이 전년 동기(1만9600GWh)대비 줄어든 1만7755GWh에 그쳤지만, 1kWh당 석탄발전 정산단가가 지난해 8월 100.3원에서 지난달 189.3원으로 1년새 2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달 석탄 발전단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 현물가격은 지난해 9월 초 1톤당 182.6달러에서 이달 초 역대최고치인 452.8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력거래액은 올 겨울 또 한차례 껑충 뛸 전망이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으로 유럽연합(EU)이 천연가스 사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원전 추가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이 글로벌 연료비 급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숨겨진 태양광’마저 사라진다.. 올겨울 ‘에너지 위기’ 찾아오나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숨겨진 태양광’의 효과가 겨울철에는 크게 떨어져, 올 겨울 전력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겨울철에는 낮은 일조량 등의 영향으로 태양광 발전 효율이 여름철 대비 20~30% 가량 줄어든다. 무엇보다 겨울철 ‘전력피크’ 시간대는 일조량이 낮은 이른 오전이나 늦은 오후이기 때문에, 태양광의 전력수요 분산 효과도 크게 떨어져 신재생의 보조전력원인 LNG의 발전 부담이 높아진다. 올 겨울 기온이 예년 대비 낮다면, 그만큼 전력수요가 높아져 전력수급 대란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가스공사는 LNG 재고량을 늘린데다 LNG 도입 물량의 80%를 장기계약으로 들여오는 만큼 수급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반면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가스 공급 업체들이 위약금을 지급하고서라도 기존 장기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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