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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살던 연희동 단독주택, MZ세대 '핫플'로 떠오른 배경은 [시그널]

■서울 부동산포럼 제63차 세미나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 발표

'재임대'로 건물주·임대인 상생 구조 마련

계단·다리 등 구조물 통해 시각성·접근성↑


"전통적인 부촌이던 연희동이 MZ세대의 '핫플'로 떠오른 것은 마을 재생의 효과죠. 재임대 방식을 통해 오래된 단독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몇 년마다 이사다니는 것에 지친 소규모 '맛집'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장기 임대했어요.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된 것이죠."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23일 강남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 제 63차 조찬 세미나에서 '가치를 올리는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연희동과 연남동, 합정동의 마을 재생 사례를 소개했다.

연희동은 서울의 전통적인 부촌으로 과거 지어진 고급 단독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고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동네기도 하다. 김종석 대표는 이 곳에서 전파사를 운영했다. 건축을 따로 전공하진 않았지만 가게 내에 벽돌을 활용한 인테리어나 작업대, 특이한 가구 등을 들여와 주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등 남다른 감각이 있었다.

그가 마을 재생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계기도 동네 주민들이었다. 김영중 조각가를 비롯해 많은 예술가들이 그를 찾아왔다. 김 대표는 "동네주민들이 오가며 연희동에 카페가 없는데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배준성 작가와 협업한 '갤러리 카페 129-11'"이라고 말했다. 이 곳을 시작으로 김 대표는 연희동에서만 50여 건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연희동은 전통적인 부촌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녀들이 출가하고 남은 노부부들만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그 분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이자비용을 충당하고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남동 128 근린생활시설/사진=에이티쿠움파트너스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상생'이었다. 건물주도 임차인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동네 가치가 올라간다는 믿음이다. 이를 위해 전전대(재임대) 방식을 차용했다. 건물주는 본인의 투자 없이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건물을 증축하면서 자신의 건물 가치를 높이는 한편 일부 임대료도 매달 받을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성행하면서 매번 쫓겨 다니던 임대인들도 장기간(10년) 진득하게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임대료도 크게 올리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건물의 용적률을 최대로 짜내야 했다. 다행히 리모델링은 신축에 비해 건축비가 절반 이상 낮아 수익이 좋았다. 김 대표를 거친 건물들이 계단과 다리 등을 갖추고 있는 것도 치밀한 계획 하에서 설계됐다. 그는 "상가 건물은 1층이 임대료가 높고 2·3층은 낮다"며 "외부로 개방되는 계단을 만들어 2층이나 3층이라도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건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들의 담장을 없애 골목 상권도 만들었다. 원래는 집들로 가로막혀 이동할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길을 터 사람들이 오갈 수 있게 했다. 담장을 허물고 건물을 증축하며 공간을 여러 개로 쪼개면서 임대 공급량도 더 늘어났다. 작은 길을 따라 걸으며 연희동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손님들도 많아졌다.

연희동 상가주택/사진=에이티쿠움파트너스


연희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그는 이제 합정동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마을의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절두산 성지 인근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가로수길 일대다. 수원 화성 인근에도 성곽길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는 마을 조성을 기획 중이다. 얼마 전엔 전남 목포항 터미널과 세관 창고 리모델링 설계도 완료했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필요한 곳에 나타나는 양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마을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할 만한 건축물 환경이 개선되려면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박래익 그레이프라운지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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