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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한화, 대우조선에 2조 투입…재무부담 이겨낼까

한화, 방산 계열사 자금 총동원…헐값 매각 논란 무색

대우조선 최근 대규모 적자에 추가 자금 투입 필요성

21년간 산은 관리 대우조선 정상화 성공할 지 '주목'

연합뉴스




한화(000880)그룹이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재추진 한다. 내년 1분기 출범할 한화의 통합 방산 계열사가 주축이 돼 2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대우조선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는 기존 방산 사업에 잠수함과 전투함 등 조선업을 추가해 방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지만 막대한 재무적 부담을 이겨내야 할 숙제도 안게 됐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26일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2조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신주 인수로 대우조선해양 지분 약 49%를 확보하게 된다. 신주 가격은 최근 평균 주가를 고려해 약 10% 할인된 1만9150 원으로 결정됐다. 한화는 이번 투자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를 비롯해 한화시스템(272210), 한화임팩트 등 방산 계열사와 한화에너지 및 에스아이티의 자금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6조원 이상에 인수하려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포기한 바 있다. 당시 한화가 납입했던 이행보증금 3000억 원을 두고 산업은행과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대법원에서 이행보증금 3000억 원 전액 몰취는 부당하다고 판결해 한화 측이 약 1260억 원을 돌려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부터 지금까지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 왔다. 2008년 한화에 이어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기로 양측 합의까지 마쳤으나 올 해 EU집행위원회가 독점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로 기업 결합을 불허하며 인수가 무산됐다. 이번에 한화가 두 번째 시도 끝에 인수를 마무리하면 21년여 만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하는 셈이다.

한화는 방산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올 7월 방산 계열사를 통합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합병하고 ㈜한화의 방산부문을 넘겨 받는 것이 뼈대다. 내년 1분기 중 통합 방산 계열사를 출범 시킬 계획이다.



한화그룹 제공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치면 한화는 방산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육상과 항공·우주 분야에 더해 잠수함과 전투함 등 해양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

다만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과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한화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약 1조 7000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단기차입금만 1조 4200억 원이 넘어 한화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 한화시스템 등 2개 회사가 대우조선해양 신주 인수에 각각 1조 원, 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수대금을 보유 자금으로만 충당한다면 현재 보유한 현금의 약 70%를 써야하는 셈이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산업은행 보유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어 한화그룹 차원에서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한화의 부담을 고려하면 헐값 매각 논란은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정부와 산업은행 등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지만 산은이 향후 회수하려는 자금이 많아질 수록 한화측 부담은 늘게 되고, 대우조선 정상화도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실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발표된 전날 대우조선 주가는 14% 넘게 급등한 반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각각 5%, 10% 넘게 급락해 상반된 모양새를 연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여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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