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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후폭풍, 英 국채금리 치솟아…'재정 취약국' 伊·그리스마저 추월

■글로벌 금융위기 뇌관된 英

국채 5년물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파운드화 5% 추락에 패리티 눈앞

일각선 "英, IMF에 손 벌리게 될것"


트러스 정부의 감세 폭탄에 영국 국채금리가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 취약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영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주요 7개국(G7)의 일원인 영국이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취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6일(현지 시간) 영국의 벤치마크인 5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477%포인트 상승한 4.535%로 마감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9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만기의 그리스(3.975%)나 이탈리아(4.048%) 국채금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재정 건전성이) 가장 약한 두 나라보다 영국 국채금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는 여전히 그리스나 이탈리아보다 낮지만 그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내놓은 총 70조 원 규모의 감세 정책 여파로 영국 재정이 2013년 재정위기를 겪었던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금융시장은 판단한 셈이다. 여기에 대규모 감세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해 영국중앙은행(BOE)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 환율도 5% 이상 떨어지며 사상 최저 수준인 파운드당 1.035달러까지 추락했다. 이전 최저치는 1985년 2월 26일의 1.05달러였다. 파운드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로도 3.7% 하락하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파운드당 1.0787유로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이 충격에 빠지자 BOE는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BOE가 비상 회의를 열어 긴급조치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자 시장은 오히려 더 크게 요동쳤다.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면서 올해 안에 ‘1파운드=1달러’ 패리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의 전략가들은 파운드화의 연말 환율 전망치를 1파운드당 0.975달러로 낮췄고 미국 모건스탠리도 1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외신들은 “감세 폭탄으로 인한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 추락은 강달러 현상을 부추김으로써 글로벌 경제를 더 암울하게 만들었다”며 “영국의 감세가 유럽 경제를 얼마나 약화시키느냐에 따라 미국 등 전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영국이 1970년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감세 정책이 파운드화 폭락을 초래해 결국은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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