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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3조 영구채' 협상 뇌관…'현 1% 금리' 내년부터 인상 불가피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 4대 쟁점]

② 조선업보다 방산에 무게 둬

'독과점 가능성' 우려는 해소

③ 대우조선 작년만 1.7조 적자

정상화 위해 '추가 실탄' 필요

④ 출혈경쟁보다 공정경쟁 기대

K조선 '3강 구도' 공고 전망





한화(000880)그룹이 대우조선해양(042660)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구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불거졌던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면서 인수 작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저가 수주 관행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싼 네 가지 쟁점을 살펴봤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처리 어떻게=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격은 2조 원이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금액일 뿐이다. 10월 중순부터 시작될 대우조선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2조 3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처리 방향이다. 수은은 2015년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2조 3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후 대우조선이 이를 제때 갚지 못하자 재무건전성을 고려해 영구채로 전환해줬다. 논란은 있지만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는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영구채의 금리는 올해 말까지 1%대 저리가 적용되지만 내년부터는 기간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는 스텝업 구조다. 대우조선 신용등급(BBB-)의 회사채 기준 수익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당장 내년부터 10% 이상의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연간 금액으로 2300억 원이다.

산은은 전날 배포한 자료에서 5년간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 지원(대출·RG발급·신용장·크레디트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은의 영구채와 관련해서는 ‘금리 조건 변경’ 정도만을 언급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일반 금융권에서 5% 안팎의 이율로 돈을 빌리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게 불 보듯 뻔한데 채권단도 적정 금리 수준을 놓고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영구채의 금리 부담을 누가 떠안느냐를 놓고 한화와 채권단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독과점 우려는 해소=한화그룹의 인수 결정으로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업계의 ‘빅3’ 체제가 유지됨에 따라 과거 불거졌던 독과점 문제가 해소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화 이전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던 현대중공업(329180)그룹의 경우 2019년부터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섰지만 유럽연합(EU)의 불승인 결정으로 결국 올해 초 무산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거느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합병이 성사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독과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조선업 경험이 없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독과점 우려는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부문보다는 잠수함·함정 건조 등 방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2조 투입하지만 정상화에 더 큰 자금 필요할 수도=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은 2조 원으로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를 추진했던 당시 써냈던 2조 5000억 원보다 적다. 한화 주요 계열사들이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가운데 유증 가격은 주당 1만 9150원으로 결정됐다. 2019년 당시보다 대우조선의 시가총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한화의 인수 부담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산은의 ‘헐값 매각’ 논란을 제기하는 이유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돼야 할 자금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 754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569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기준 부채 비율은 676%에 달하고 총부채도 10조 4740억 원을 넘는다.

◇출혈 경쟁보다는 공정 경쟁 기대=국내 조선 업계의 ‘3강 구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은 호황 국면에서는 기업이 많을수록 수주에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한국이 전 세계 발주량의 82%가량을 독점하고 있는 LNG 운반선 분야가 대표적으로, 선가가 가장 비싼 LNG 운반선을 한국 업체들이 나눠 수주할 수 있어서다. 또한 민간 기업 2곳(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 정부 지원을 받는 1곳이 겨뤘던 ‘불공정한’ 경쟁 구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공적 자금에 기댄 대우조선해양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로 선박을 수주해온 관행이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 인수를 통해 민영화될 대우조선이 영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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