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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악재' 환율 하루 20원 요동…정부 불신에 사재기까지 확산

■끝모를 킹달러 충격파

1400원 돌파 후 변동폭 커지는데

일관된 정책없어 시장 불안 자극

美·유럽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

추경호 "물가 안정이 정책 최우선"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위기 수준인 1400원을 넘은 후 하루 20원이 넘는 변동성을 보이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유럽(파운드화 급락, 에너지난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 중국(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 일본(24년 만의 외환 개입에도 엔화 추락) 등 글로벌 악재에 지역 통화일 뿐인 원화는 속절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천장이 뚫린 환율의 움직임은 물가에 주는 영향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정부가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원 40전 오른 1439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가는 1442원 20전이었다.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 16일(1488원 50전)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1400원을 돌파한 후 변동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율 수준이 높아지면서 하루 변동 폭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환율 변동률이 1.3%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단 4.1%만 움직여도 1500원에 금세 닿는다.

시장에서는 환율에 바로 영향을 주는 글로벌 시황이 급변하고 있어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환율 상승 역시 미국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과 영국의 감세안 발표로 나타난 파운드화 불안, 유럽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중국 성장 둔화 충격으로 인한 위안화 가치 하락 등 세계 각국에서 터져 나온 여러 악재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악재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한 실망감 등이 맞물리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대외 불안감 자체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변동성 국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 사재기 수요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환율이 1400원을 넘은 후에도 줄곧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기업들이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 달러를 사놓거나 보유 달러를 팔지 않으려는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정부가 시장 불안을 해소해 투기 수요를 줄이는 방법뿐이다.

문제는 시장 불안을 해소할 만큼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100억 달러 규모 외화 스와프 체결이나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 각종 수급 대책으로도 좀처럼 환율을 잡지 못하는 배경이다. 정부가 먼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기대감을 높여놓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론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해 엇박자 논란마저 불거졌다. 정부가 경기·부채를 강조하면서 다음 달 금리 결정을 놓고 재정·통화 당국의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진화에 나섰다. 추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라며 “모든 정책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 불안감을 줄이려면 정책 담당자들이 일관되고 효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위기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책 실패로 국채금리 급등,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 시장 불안을 자초한 영국의 사례를 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영국 정부는 최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지만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만 키우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국 사례를 봤을 때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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