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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장터서 운동화 세척 전문가랑 협업한 이유는?[인더뷰]

정용준 번개장터 최고제품책임자 인터뷰

대한민국은 아직도 중고거래 초기 단계

이용층은 ‘MZ세대→전연령’으로 확장 중

‘안전결제’ 이용해야 사기 막을 수 있어









중고거래 플랫폼의 가장 큰 적은 ‘사기’와 ‘가품’이다. 이들과의 전쟁을 벌이기 위해 번개장터는 기존의 ‘명품·스니커즈 정품 검수 서비스’와 ‘블랑코 데이터 영구 삭제 솔루션’을 비롯해 최근 슈클린 서비스 ‘비펠라 크루’, 시계 전문가 ‘김한뫼 고문’을 영입했다. ‘사기의 성지’라는 오명을 씻기 위한 번개장터의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번개장터는 경쟁사인 당근마켓, 중고나라보다 중고거래에 ‘진심’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번개장터 사옥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정용준 번개장터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중고거래 자체에 관심 있는 곳은 저희 생각엔 ‘번개장터’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향이 없는 사람은 없다’


번개장터는 ‘누구나 취향을 갖고 있다’는 슬로건 하에 취향·취미를 강점으로 내세운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취향·취미는 거대한 게 아니다. 아메리카노는 좋아하지만 라테는 싫어하는 사소한 입맛부터 스니커즈, 골프, 브랜드 의류 수집까지 전부 번개장터가 생각하는 ‘취향’이다.

취향·취미는 운이 좋게도 최근 MZ세대를 휩쓸었던 ‘리셀 열풍’과 잘 맞아떨어졌다. 정 CPO는 “전체 사용자 중 MZ세대 비율이 70%다. 몇 년 전까지는 80%를 차지했지만, MZ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들이 중고 시장에 진입하면서 MZ세대의 비중이 줄어들었다”며 “스포츠 레저나 취향·취미 카테고리가 발달하면서 나머지 세대들도 중고를 사용하는 소비 패턴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수치로 나타난다. 번개장터는 최근 매해 약 30%씩 성장하고 있다. 2021년 2조 450억 원에 달하는 연간 거래액을 기록하며 약 66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앱/웹 포함)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중고거래는 2003년 네이버에 중고나라 카페가 개설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양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생기고 사라지며 중고거래 시장은 약 20년 가까이 성장해왔다. 하지만 정 CPO는 아직도 멀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중고거래는 아직도 ‘초기 단계’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구분 없이 어디서나 중고거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중고거래가 일상과 꽤 긴밀하게 닿아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플리마켓이 활발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물건을 만들거나 중고를 판매하는 활동이 꽤 많이 있지만, 한국은 현재 중고거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런 이유로 중고거래 시장은 지금도 크지만 우리는 아직 초창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간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게 사실이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수출입이 제한되면서 물량이 부족해졌고, 자연스레 한정판 제품이 증가해 중고거래 이용률이 증가했다. 정 CPO는 이런 흐름이 중고거래 시장을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사는 시장의 일부는 리커머스 시장이 장악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진 10개의 물건을 전부 새제품으로 구매 했다면 앞으로는 10개 중 1~2개의 중고 물품이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중고 물품이 신상 마켓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고객 불만 확 줄어든 배경…‘안전결제 서비스’


사실 번개장터는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빅3로 꼽히는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가운데 인지도가 가장 낮다는 평을 듣는다. 가장 오래된 플랫폼 중고나라, 동네에 초점을 둔 당근마켓에 비해 뚜렷한 특징이 없다는 게 이유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분쟁조정신청 비율이 경쟁사 중에서 제일 높다. 실제로 정 CPO가 번개장터 오프라인 매장인 ‘브그즈트 랩(BGZT Lab)’을 방문했을 때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후기를 직접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번개장터가 아니다. 번개장터는 각종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불만사항(VOC)을 매년 한두 자릿수 이상 감소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번개장터를 통해 접수된 VOC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배가량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사기 신고 접수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정 CPO는 “번개장터는 중고거래에 진심이기 때문에 중고거래 자체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번개장터 사용자들은 높은 단가의 한정판을 찾느라 큰 노력을 들이는데, 리커머스는 새제품을 사는 것보다 불편할 때가 많다”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편함을 해결하고 사용자들이 쾌적하게 리커머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가 경쟁사보다 강점으로 내세우는 서비스는 ‘번개페이’와 ‘정품 검수 서비스’다.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는 구매자가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확정을 하기 전까지 판매자에게 대금을 입금하지 않아 사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번개장터 내 전문 검수팀이 브랜드 정품 인증을 대신해주는 정품 검수 서비스로 구매자는 안전하게 고가의 중고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스니커즈와 명품 시계는 전문가를 고용해 더욱 철저하게 가품 논란을 방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세 가지의 도전과제가 남아있다. 첫 번째는 ‘상품 추천 알고리즘 부재’다. 중고 물품은 대부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상품으로,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즉, 커머스 기업이 상품 추천 서비스를 통해 지닌 장점을 갖기 어렵다. 두 번째는 ‘판매자의 비전문성’이다. 중고거래는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기업만큼 구매자를 전문적으로 대응하기도, 물건을 깨끗이 세척하기도 어렵다. 세 번째는 ‘판매자 우위 시장’이다. 보편적인 커머스 시장은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가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중고거래 시장은 때로는 한정판이라는 희귀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우위에 있다. 따라서 비교우위를 악용한 사기 등 분쟁요인이 아직 만연하다. 정 CPO는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중간에 개입해서 위험 요인들을 순차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며 “중고거래 시장이 가진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 CPO는 중고거래 이용 시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무조건 안전결제를 이용했으면 좋겠다. 번개장터도 기술을 통해서 미리 나쁜 유저를 제거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떠한 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전결제를 사용하면 다 막을 수 있으므로, 중고거래를 할 때는 안전결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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