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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폭 2개월째 줄었지만…외식물가 30년만에 최고

9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5.6%↑

유가 하락에 두 달 연속 5%대로

외식 9%·개인서비스 6.4% 올라

김장철 앞두고 배추값 95% 폭등

공공요금·환율 등 불안요소 여전

감산 가능성 커진 석유값도 변수





물가 상승 폭이 두 달 연속 둔화했다. 하지만 외식 물가가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소비자들이 꺾인 물가 상승세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1400원을 웃돌며 고공 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에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논의까지 겹쳐 다시 물가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7월 6.3%까지 오른 뒤 8월(5.7%)에 이어 또 5%대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영향에 유가가 하락한 여파가 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한 탓”이라며 “물가 정점이 지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급등세다. 외식 가격과 항공료·학원비·보험료 등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0% 치솟아 1992년 7월(9.0%) 이후 사상 첫 9%대를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모임 등 외식 수요가 커지는 연말까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장철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까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김장 채소인 배추와 무 가격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95.0%, 91.0% 폭등했다. 주요 양념 채소인 고추는 47.3%, 마늘도 6.9% 올랐다. 어 심의관은 “배추의 경우 잦은 강우와 일조량 감소로 병해 피해와 생육 부진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전히 10월 물가 정점론을 주장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에는 (물가) 정점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물가 상승 폭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당장 환율 급등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각종 가공식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각종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 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4.8%인데 원재료가 대부분 밀과 대두·옥수수·원당 등 수입산이다. 여기에 10월부터 인상되는 전기(4인 가구 기준 5.7% 인상) 및 도시가스 요금(15.9% 인상)도 물가 불안을 키운다. 앞서 정부는 10월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비 0.3%포인트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잠시 주춤했던 국제 유가도 꿈틀거릴 수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감산 가능성을 연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이 하루 200만 배럴 감산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다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칫 물가 정점론이 뒤로 더 밀릴 수 있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 역시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 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 감산 규모 확대 등이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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