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를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MBC가 조작 보도로 공영방송의 책무를 져버린 것이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특정 언론 탄압이라며 맞섰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처음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한상혁 방통위원장에게 방송기자연합회 강령을 보여주며 “MBC는 보도강령과 준칙을 무시했는데 고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작 방송도 모자라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려는 듯 백악관에 이러한 허위사실을 알리는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며 “MBC의 바이든 자막 사건은 언론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방종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MBC의 최근 행태는 공영방송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라며 “진영 논리에 매몰돼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사냥하고, 특정 진영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저널리즘’을 보여주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음해하고 국익을 해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도 “언론의 자유는 진실을 알리는 자유이지 거짓말을 하는 자유는 아니다”라며 “서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자막에) 병기하면 된다. 그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공문 발송 등이) MBC에 대한 언론 탄압이라고 하는데 탄압이 아니라 잘못된 보도를 고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통령실이 MBC에 보낸 공문을 두고 언론 탄압이라고 맞받았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공문에 대해 “내용을 보면 굉장히 공격적이다. 언론을 검열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문을 보면 ‘음성전문가도 해석하기 어려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어떠한 근거로 그렇게 특정했는지 답변을 부탁한다’고 돼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음성전문가가 해석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과거에 언급했던 ‘바이든’, ‘날리면’ 발음과 해외 순방 당시 논란 발언을 비교분석한 영상을 띄우기도 했다.
박 의원은 또 “MBC 세무조사가 진행된다고 한다”며 “제가 볼 때는 MBC가 진실의 바다에 먼저 뛰어들었고 그 첫 번째 펭귄을 본보기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은 언론탄압이라는 오명을 쓸 위험에 처해 있다”며 “해외 언론에서도 대통령의 욕설 발언에 대해 이미 수없이 많은 보도를 했는데 MBC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국민의힘은 MBC를 고발했는데 욕설 발언이 진짜인지 아닌지, 현장에 있던 김은혜 홍보수석은 어떤 판단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김은혜 수석과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 국감 증인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 “대통령과 철학과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방통위 공무원들은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서 불쌍하다, 소신 없고 비굴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도 했다.
이에 고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방통위의 가장 중요한 생명은 독립성이다. 왜 강하게 항의하지 않느냐”며 “국감장이지만 말이 아닌 얘기에 대해서는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여보세요, 말이 아니라니. 사과하세요”라며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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