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사업인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에 삼성전자(005930)의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31.73%나 급락했다. 그간 꾸준히 낮춰 잡았던 증권가의 전망치까지 조(兆) 단위로 밑돈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2.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73% 감소했다. 회사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을 예상했던 시장 예상치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78조 3000억 원, 영업이익 11조 8600억 원 수준이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대표 사업인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크게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스마트폰, 가전 수요 또한 급격하게 줄었다. 또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달러 강세 등으로 원자재 가격,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해석된다.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해 선전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3분기 매출 76조 원은 3분기 기준 회사 사상 최대 규모다.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지난 1분기 77조 7800억 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매출 70조 원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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