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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코카인 보다 ‘뽕’…압수된 필로폰 2년 만에 6.5배 ↑

마약에 취한 코리아

전세계 유통물량 70% 대마인데

韓선 생산·유통 편한 필로폰 쏠려

우울증 등 신체적 영향 더 커 우려

충남경찰청이 이달 5일 시가 100억 원에 달하는 필로폰(3㎏)과 야바 등 다량의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한 마약 유통 조직원 40명을 검거했다. 사진 제공=충청남도경찰청




# 1. 100억 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에 유통한 태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은 이달 5일 마약 유통 총책과 조직원 40명을 검거하고 필로폰·대마·엑스터시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중 필로폰만 시가 50억 원, 4만 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양에 해당한다.

# 2. 밀수한 필로폰 97억 원어치를 원룸 천장에 숨겨두고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8일 동남아시아에서 밀반입한 다량의 필로폰을 수도권에 유통한 일당 6명과 소비자 3명 등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국내 마약 소비가 전반적으로 크게 느는 가운데 특히 필로폰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유통되는 마약 중 대마가 약 70%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마약 소비가 필로폰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필로폰은 마약류 중에서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이 지난해 압수한 필로폰은 56만 9866g으로 2019년 8만 7340g 대비 6.5배 급증했다. 올해 1~8월까지 압수된 필로폰은 14만 2907.95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가량 늘었다. 종류별로 보면 지난해 검찰에 압수된 마약은 코카인 43만 5741g, 양귀비 11만 4667g, 대마초 9만 1240g, 엑스터시 1만 1894g에 달했다.



해외 마약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대마초를 흡입하지만 한국만 유독 필로폰에 마약 소비가 집중돼 있다. 필로폰의 경우 1회 흡입량이 0.03g, 대마초는 0.5g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압수된 양은 필로폰 1900만 회분, 대마초는 18만 회분에 달한다.

국내 마약 소비가 유독 필로폰에 집중된 것은 우선 생산과 유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대마초나 코카인·헤로인은 원재료가 되는 작물을 자연에서 재배해야 하지만 필로폰은 인공 합성 물질로 어느 곳에서나 생산할 수 있다. 2017년에는 서울의 한 대학원생들이 연구실에서 감기약과 각종 화학약품을 사용해 필로폰 13g을 제조한 혐의로 구속됐다.

태평양전쟁 이후 일본에 다량으로 유통된 필로폰이 국내로 넘어온 것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군부는 가미카제 군에게 공급할 필로폰을 다량으로 생산했다. 이후 막대한 양의 필로폰이 시중에 풀렸는데 이때 일본 정부는 마약 생산자에게 사형까지 내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강력하게 규제했다. 일본 야쿠자들은 규제를 피해 한국으로 넘어왔고 1960~1970년대 한국은 주요 필로폰 제조 기지가 된다. 이후 1980년대 국내에도 퍼지기 시작한 필로폰이 줄지 않고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필로폰의 경우 다른 마약류에 비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과 남미 등 주요 마약 오염국보다 마약 투약률은 떨어지지만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필로폰을 주입할 경우 코카인의 3배, 평소보다 12배가 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비롯한 금단현상이 가장 심한 마약 중 하나다. 공격성·망상·강박증 등도 대표적인 필로폰의 부작용이다. 해외 대마 찬성론자들이 “필로폰 유통을 막기 위해 소프트 드러그는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정도다. 전문가들은 마약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종류의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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