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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약한 고리…글로벌 금융위기 다시 온다" 경제학자들 경고

■본지, 경제 전문가 긴급 설문

"中 악재 넘쳐 가장 위험" 39%

"위기 또 한번 온다" 53% 경고

"美 금리인상 내년 상반기까지"

尹정부 '先물가대응' 정책 펴야

국내 한 시중은행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경제 전문가 둘 중 한 명꼴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한 번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초긴축 정책으로 ‘킹달러’가 한동안 계속되면서 ‘신흥국 자본 유출→국채금리 급등→금융기관으로 리스크 전이→국가 부도 위기 고조’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전문가 넷 중 세 명가량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당분간 선(先)물가 대응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펼치되 경기 침체 터널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서울경제가 국내 경제 전문가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의 52.7%는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냐’는 질문에 중국(38.6%·복수 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급격한 경기 침체, 임계점에 처한 부동산 버블, 미중 갈등에 따른 금융·제조업 위기 가능성 등 앞으로 터져 나올 악재가 많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중국에 이어서는 최근 세계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영국(31.8%)과 동남아 신흥국(18.2%)을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를 약한 고리로 본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동의한다’는 답변이 83.3%에 달했다.



정부가 경기 진작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51.4%로 근소하게 높았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감세로 기업의 활력을 북돋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예측 가능성도 중요하다”며 “경제정책이나 기조를 자꾸 바꾸면 민간 중심의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에 위기가 찾아온다고 보기 힘들지만 경상수지 흑자 폭이 계속 줄어들면 고통을 이겨낼 체력이 약해진다”며 “앞으로 1~2년 동안은 정부와 기업·가계 모두 허리띠를 조르고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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