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재즈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5일 LG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친 그는 68세의 나이에도 여전한 연주 실력을 과시해 한국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알 디 메올라는 19세의 나이에 칙 코리아의 전설적인 밴드 ‘리턴 투 포에버’의 기타리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천재 아티스트다. 기타 전문지에서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로 11회 선정됐다. 재즈 뿐 아니라 록·클래식 연주가들과 협연을 해 오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갖춰 왔다. 공연 전 서울경제와 만난 알 디 메올라는 “한국에 대한 경험은 훌륭했고, 또 오고 싶고 더 많이 배우고 싶은 곳”이라며 “피아졸라부터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칙 코리아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곡들을 모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알 디 메올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엄청난 속주와 연주 스킬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에서도 그는 현란한 연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관객들은 수십 년 동안 변화해 온 내 음악을 따라 공연장에 왔을 것”이라며 “내가 내 음악을 사랑하는 만큼 그들도 사랑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그는 국내 최고의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과의 협연도 선보였다. 그의 대표곡 ‘메디테러니언 선댄스’와 칙 코리아의 ‘스페인’을 멋지게 협연으로 소화했다.
재즈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알 디 메올라지만 사실 그는 일렉트릭 기타에 있어서도 선구자적인 존재다. 그는 “전자 기타는 프레이징을 통해 모든 음을 보컬리스트처럼 표현할 수 있다”며 “목소리가 세계에서 의사소통이 가장 잘 되는 악기라면, 전자 기타가 두 번째”라며 일렉트릭 기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유로운 선율의 변주를 즐기는 그는 작곡과 연주에 대한 영감도 곳곳에서 얻는다. 그는 영감을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 “바람과 함께 오는 것”이라는 답을 남겼다. 이어 “영감은 아름다운 그림에서 오기도 하고, 책에서도 오고, 어떤 장소, 혹은 사람에서도 온다”며 “때로는 내 집이 있는 마이애미에서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바다 소리에서도 영감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만큼 그를 보고 자라난 기타 키드들도 많다. 그는 기타 키드들에게 “당신이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의 말을 듣고, 곡을 카피해 보라”며 “그 속에서 여러분은 당신만의 소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내 작곡은 수십 년 동안 진화해 왔고,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새로운 전기를 맞아 아무런 방해 없이 음악에만 전념했다”며 “다음 음반에는 더 많은 교향악적·관현악적 요소를 넣을 것이며, 더 넓은 음악의 색채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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