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시중에 풀린 돈이 8월 중 24조 6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이 역대 최대로 줄고 정기 예·적금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만큼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는지 흐름이 명확해진 모양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광의통화량(M2) 잔액은 3744조 1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0.7%(24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0%까지 낮추면서 M2가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지난해 8월 금리 인상 이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금리 인상에도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 때 대출을 받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했던 돈이 빠져나오면서 M2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금리 인상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정기 예·적금이 34조 1000억 원 늘어나면서 2001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로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11조 1000억 원 줄어들어 역대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요구불예금 역시 10조 1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입출식 예금 등은 현금 수준의 유동성을 가지고 있지만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매우 낮다. 통상 위험 자산 등에 투자할 목적으로 잠시 보관하는데 최근 금리 상승기에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됐다. 이에 금리가 오르면서도 안전한 시중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는 상황이다.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가 15조 6000억 원 증가했고 사회보장기구·지방정부 등 기타부문이 보유한 M2도 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증권·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금전신탁, 금융채 중심으로 4조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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