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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o] 트러스 궁지에 몰릴수록 몸값 뛴다…헌트, 취임 나흘만에 '실질적 총리'로

■국정 전면 나선 헌트 英 재무장관

감세안 백지화 등 실책 수습

타임 "정점서 권력 휘둘렀다"

당대표 경선땐 감세안 공약

낮은 인지도에 조용히 넘겨

제러미 헌트(가운데) 영국 재무장관이 17일(현지 시간) 런던 의회에서 리즈 트러스(오른쪽) 총리의 감세안 대부분을 거둬들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아래쪽을 응시한 채 그의 연설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 대부분을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한 17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현재 영국 권력의 정점에 있는 정치인이 그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평가했다. 감세안 후폭풍으로 실각 위기에 처한 트러스 총리가 ‘직함만 간신히 유지하는 총리’라는 뜻의 ‘PINO(Prime Minister In Name Only)’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으며 궁지에 몰린 사이 총리의 실책을 수습한 헌트 장관이 국정 운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취임 나흘 만에 영국의 ‘실질적 총리’ 역할을 맡은 헌트 장관에게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5년 영국 사우스웨스트서리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한 헌트 장관은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당시인 2010년부터 테리사 메이 정부 때인 2019년까지 문화·보건·외교부에서 총 세 차례 장관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재임한 최장수 보건장관이기도 하다. 2019년 보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그가 결선에서 맞붙은 상대가 보리스 존슨 전 총리다. 총 34%의 득표율로 66%를 얻은 존슨 전 총리에게 패한 헌트 장관은 올 7월 각종 스캔들로 중도 하차한 존슨의 후임을 뽑는 당 대표 경선에도 나갔으나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정치 이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부인이 중국인이라는 사실 정도가 대중에게 각인됐다”고 전했다. 헌트 장관은 정치 입문 전 설립한 교육 업체의 한 행사에서 만난 중국인 루시아 궈와 2010년 결혼했다.



현지 언론들은 역설적으로 그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철회해 시장의 혼란을 수습해낸 그가 7월 보수당 대표 경선 출마 당시 법인세율을 현 19%에서 15%로 낮춰야 한다고 공약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이 ‘법인세율 현 19% 동결’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그가 2017년 ‘핫코스’를 매각해 1400만 파운드(약 226억 원)의 차익을 거둔 현지 최고 부자 정치인 중 하나이고 문화장관 시절인 2012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의 유착 의혹으로 노동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이력 등은 그의 잠재적 정치 리스크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헌트 장관의 ‘주가’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러스 총리가 거센 퇴진 압력을 뿌리치고 자리를 지킬수록 헌트 장관이 국정 전면에 나설 기회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감세안으로 초래된 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다음 총선인 2025년 1월까지 보수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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