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을 꿈꾸는 벤투호의 최우선 과제는 첫째도 적응, 둘째도 적응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 본진은 14일(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첫 훈련에 돌입했다. 전날 태극전사 중 가장 먼저 결전지로 입성한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시작으로 가장 늦은 16일에 카타르 땅을 밟는 손흥민(토트넘)까지 8명의 유럽파도 소속팀 일정 이후 차례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에 도전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24일 오후 10시)까지 남은 시간은 1주일 여. 이 기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16강의 향방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던 골키퍼 김영광(성남)은 “남은 기간 훈련도 중요하지만 현지 적응이 더 중요하다”며 “카타르의 기온과 습도가 한국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현지 환경에 대한 적응을 빨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카타르 도하 시내의 르메르디앙 시티센터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훈련장인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까지는 약 10㎞ 거리다. 김영광은 “선수들은 경기장과 훈련장 외에는 밖에 돌아다니는 것이 제한된다. 호텔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숙소에서도 실내 온도와 습도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구 적응도 문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월드컵 공인구와 다른 브랜드의 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일부 선수에게는 대회 공인구 ‘알 릴라’가 익숙하지 않다. 김영광은 “습도가 있을 때 많이 미끄럽고 무회전 슈팅이 오면 공이 미세하게 많이 흔들린다. 공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우루과이는 12년 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상대다. 당시 한국은 이청용(울산)의 동점 골에도 불구하고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에게 2골을 허용하며 1 대 2로 졌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김영광은 “우루과이 선수들은 개인 기술과 조직력도 뛰어났지만 정신력도 엄청났다. 배고픔이 느껴질 정도로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며 “우리 선수들의 실력은 의심하지 않지만 정신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옛말처럼 죽기 살기로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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