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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넘버2' 바이든급 예우…원전·자원 파트너로 '깐부' 맺는다

■韓·베트남 내달 비즈니스 회동

국가주석으로는 11년만에 방한

베트남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자원전쟁에 공급망 다변화 기대

전력수요 늘며 원전수출 청신호

ICT·환경 신산업서도 손 잡으며

아세안 공략·脫中 두 토끼 노려


미중 갈등 격화로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흐름이 거세지면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직접 주재한 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아세안을 미국·중국과 함께 3대 주력시장으로 분류했다. 최근 정부가 우리 수출의 57%가 몰려 있는 3대 주력시장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곳은 아세안이다. 인구 6억 명이 넘는 노동력에 기반한 생산 기지와 거대 내수 시장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 아세안 국가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베트남이다. ‘차이나 엑소더스’의 대체 기지 역할뿐 아니라 희토류 등 각종 천연자원도 풍부해 우리 경제 안보의 중요한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 달 방한하는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국내 기업인들 간의 회동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여는 것도 양국 관계의 질적 도약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정상회담과 공식만찬이 열렸던 곳이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 규모는 국교 수립 첫해인 1992년 4억 9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06억 9500만 달러로 160배 넘게 급증했다. 현재 한국은 베트남의 수입 국가 중 중국에 이은 2위이자 수출국 가운데서도 미국·중국에 이어 3위 국가다. 한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수출 3위에 해당하는 중요 교역국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2.6%의 경제 성장을 달성했던 베트남은 올해 7%의 고속 성장을 이뤄내며 중국(3.2%)의 성장 속도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년간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는 베트남의 저임금 노동력을 토대로 한 생산 기지 진출 위주의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베트남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앞으로 양국 관계는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강화하는 ‘상호 호혜적 관계’로 새롭게 수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박진 외교부 장관의 베트남 방문 당시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원전 수출과 공급망 협력이다. 우선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2200만 톤)을 자랑하는 자원 부국이다. 2차전지·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희토류와 광물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베트남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공급망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베트남은 앞서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 당시에도 요소 60만 ℓ를 우리 정부에 지원하기도 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전략실장은 “베트남도 자국 내 희토류 자원의 공급망 구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국가주석 방한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원전도 또 다른 협력 기대 분야다. 특히 베트남의 급속한 산업화로 전력 수요가 치솟고 있는 만큼 원전 강국인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역시 앞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 외에 베트남과도 원전 수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삼성·현대차·LG·SK·롯데·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베트남 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베트남이 원전 도입에 나설 경우 한국형 원전의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ICT와 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단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양국 관계는 한국이 베트남의 산업화를 지원한다는 성격이 짙었다면 이제는 베트남 경제도 일정 궤도에 오른 만큼 협력 분야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른바 ‘전략적 국제 분업 관계’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베트남의 협력 강화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목했다. 특히 세계적인 탈중국 흐름 속에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시장이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베트남은 노동력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제조업 선진화를 고민할텐데 한국이 이를 이끌 수 있다”면서 “한국도 이 과정에서 성장 동력을 다시금 마련할 수 있는 만큼 푹 주석의 방한이 좋은 시기에 이뤄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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