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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메리츠가 일깨운 주주친화 경영의 힘

증권부 성채윤 기자


“매크로 불확실성이 큰데, 굳이 이 시점에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지요.”

지난주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힌 직후 콘퍼런스콜에서는 의심 가득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기존 3개 상장사에 적용되던 ‘더블카운팅(기업가치 중복 계산)’ 이슈 해소와 함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의 지분 승계를 염두에 둔 건 아니냐”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국내 지주사들이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들을 쪼개 줄줄이 상장시키는 풍경을 숱하게 목격했던 터라 기업가치를 하나로 뭉친다는 결정은 다소 생소한 정도를 넘어 이면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 주가는 상한가였다. 전체 투자자들의 호의적인 민심이 주가로 나타난 셈이다. 우선 이번 구조 개편으로 대주주(오너)의 지분율이 하락한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메리츠화재와 증권의 100% 자회사화를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실시하면 조 회장의 지분율은 75%대에서 약 47%대로 낮아지게 된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계열사들을 뗐다 붙였다 해왔던 타기업들과는 다른 파격 행보다. 또 메리츠금융지주는 편입 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주주 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슈퍼개미와 특정 세력의 시세조종이나 테마성 급등이 아닌, 주주 친화 정책의 영향으로 주가가 장대 양봉을 그린 것은 오랜만이었다. 주주가치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한 국내 증시에서 메리츠가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보낸 데 대한 시장의 화답이었다.

주주는 경영진과 한배를 타기로 결심하고 기업의 미래에 베팅한 사람들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돈을 벌어들이면 그에 따른 가치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당연한 이유다. 그러나 여전히 카카오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의 자회사 상장 이슈는 불씨로 남아 있으며 경영진의 과도한 스톡옵션 행사가 만연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2분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 재개에 나섰으며 내년 1분기 중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상장 재추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주주 친화 기업들이 재평가받고 한국 증시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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