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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교육감 “교육에 보수·진보 어디 있나…기술 패권 시대 인문학·디지털 융합 강화”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

양극단 득세하면 현기증…보수·진보 공통분모 만들어야

싱가포르·독일 참고해 학생 진로 등 미래교육 강화 초점

지역 역사·문화 기반 세계화 역량과 시민의식 제고 필요

인간·AI 공존시대, 디지털·과학기술 역량 대폭 확충해야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이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컨벤션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와 학생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싱가포르=고광본 선임기자




고광본 선임기자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양극단이 전면에 나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죠. 교육의 경우 학생의 미래 역량 강화 등 보수와 진보 간 공통분모를 만들어야 합니다.”

도성훈(62) 인천광역시교육감은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컨벤션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초선 교육감 시절인 지난 4년 동안 코로나19 대응과 미래 교육 기반 구축에 힘을 모았는데 앞으로 4년은 학생 진로 등 미래 교육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 교육감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이 주최한 ‘한·아시아 과학기술 학술대회(AKC 2022)’ 참석차 싱가포르를 찾았다. 그는 인천의 역사·문화 교육을 토대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학생의 진로 준비, 과학기술과 디지털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인문학을 바탕으로 디지털·과학기술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교육철학이다. 도 교육감은 “진보 출신 교육감이지만 오히려 보수 같다는 얘기를 하는 이도 있다”며 “학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다 같이 나서야지 보수와 진보를 편 가르기 하는 게 과연 맞느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AKC 2022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우리 학생들의 글로벌 진로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다. 교육 현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유다. 난양공대의 산학 협력 현장도 찾았다. 난양공대의 람킨용 부총장을 만나 학생들의 국제 진로 과정 이수 후 인천교육감 추천 난양공대 입학이나 롤스로이스연구소 인턴십 과정 참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곳에 기반을 둔 글로벌 디지털 연구소인 DQ연구소와도 학생의 디지털 역량 및 시민 의식 제고 방안을 협의했다. 그동안에도 송도의 뉴욕주립대나 조지메이슨대 등과 세계시민 교육을 해왔다. 인간과 인공지능(AI)이 공존하는 시대에 맞춰 글로벌·디지털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맞다. 학생들이 글로벌 시각으로 진로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올 3월에 학생들이 꿈을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사이버진로교육원을 만들었다. 진로 적성검사, 체험 활동 정보, 이력 관리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했다. 사회인과 대학생 등 멘토 1100여 명에게서 재능 기부를 받아 상담 서비스를 하는데 1만 명 선까지 늘릴 것이다. 학생미래슈퍼비전센터(가칭)도 인천 5개 권역에 만들 계획이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대학을 넘어 세계를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정보기술(IT) 기업이나 공기업 등에서는 학벌 중심에서 벗어나 수시·블라인드 등 역량 중심 채용으로 바뀌지 않았나. 그런데 학교는 옛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 무엇보다 특성화고 등 30%의 학생들과 일부 인문계 학생들에게도 미래 직업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



-독일처럼 직업교육을 잘 시키는 것이 사교육 만연 등 교육 시장 왜곡을 막는 길이라고 하는데.

△2019년에 130년 역사의 독일 건축학교 등 선진 직업교육 현장을 탐방했다. 3000여 명이 다니는 건축학교에서 기업이 위탁 교육을 통해 실험실 기자재를 제공하고 상공회의소가 시험 출제와 감독 등 행정 업무를 해주는데 아주 인상적이더라. 독일은 학비가 거의 무료인데도 고교 졸업생의 30%가량만 대학에 진학하고 대부분 직업교육을 받는다. 이번에 난양폴리텍과 난양공대-롤스로이스연구소, 싱가포르항공의 정비 자회사도 방문해 산학연정(産學硏政)이 실용적으로 철저히 협업하는 것도 봤다.

-우리는 직업교육 등 진로 교육이 체계적이지 못하지 않나.

△학교·교육청, 지방자치단체, 기업, 대학이 따로 움직이고 있는데 앞으로는 협업해야 한다. 현재 교육부와 항공정비(MRO), 바이오, 뷰티, 소방 등 특성화고 중심으로 기업이나 대학의 도움을 받아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아이잡애드클러스터’ 과정을 협의 중이다. 물론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도 포함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학생들의 사이버 역량 강화·안전 고취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는데.

△감염병 대처, 등하교·급식 안전, 학교 폭력 근절 등 오프라인뿐 아니라 디지털 성폭력·괴롭힘 등 사이버 안전도 무척 신경 써야 한다. 박유현 DQ연구소 대표를 만나 디지털 역량 제고 및 시민 교육, 사이버 안전에 관해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교육청은 이미 과학대전 등 여러 행사를 메타버스 등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사이버진로교육원도 메타버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지난해 6월 인천을 디지털 교육 도시로 선포했다. 팬데믹 기간 인천교육청이 코로나19 방역의 새 기준을 세웠다는 평도 들었는데 미래 교육 기반을 만든 셈이다. 관내 초중고생이 35만여 명인데 앞으로 모두에게 노트북을 지원할 것이다.





-교원 등에 대한 디지털 교육도 중요한데.

△AI 석사과정을 밟은 교사들에게는 학비의 절반을 지원한다. 우선 140여 명 규모로 인하대·경인교대·이화여대 등 5개 대학에 교육을 의뢰하고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철학 등 인문학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민 의식을 길러줘야 한다. 그래야 온·오프라인의 폭력과 갈등, 위해 요소를 줄이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

-기술 패권 경쟁 시대를 맞아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렇다. 10년쯤 뒤에는 키보드 없이 음성과 몸짓으로 소프트웨어(SW)를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 AI가 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적 감수성으로 AI와 상생하면서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기초학력 하향이나 학력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는데.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다행히 인천에서 서울대 등의 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늘면서 초중고생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도 입학 정원이 80명인데 55명가량이 인천 출신이다. 인천이 부산보다 인구가 35만 명가량 적은데도 초중고생만 보면 올해 6300명가량 더 많다. 2019년부터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에도 신경을 써야 할 텐데.

△체육 활동이 중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1일 1스포츠나 스포츠클럽 활동에 비중을 둘 것이다. 현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19개 스포츠클럽 대회가 열리고 있다. 또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걷기를 강조할 것이다.

-학생 모두가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교육이 필요한데.

△정말 중요한 지적이다. 정책이 수요자에게 골고루 스며들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으로 공인받았는데 5지선다형 시험 방식으로 창의력이 얼마나 길러지겠는가. 지난해 비전문가 중심으로 수능 확대가 결정됐는데 시행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현행 입시 구조에서는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워주는 교육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큰 문제다. 수능은 양동이에 지식을 채웠다가 꺼내는 방식이어서 초중고 교육을 왜곡시킨다고 볼 수 있다. 2024년에 2028년 대학 입학 기준이 마련되는데 인구 절벽 시대의 미래 교육을 반영해야 한다. 초등과 중등 교과서가 각각 2024년과 2025년에 바뀌고 2025년에는 고교학점제도 본격 시행되는데 미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Localization을 합성한 신조어)’ 기반의 리더십 교육도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맞다. K가 붙으면 세계적으로 조명받는데 인천과 대한민국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인천바로알기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에서 초중고를 다니면 백령도·대청도 등 168개 섬 중 최소 하나를 포함한 답사 코스를 10개 이상 다니고 졸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강화에듀투어·섬에듀투어·에코에듀투어 등 60개 이상의 답사 코스를 만들고 관련 책도 발간했다. 올해 6월 북한이 바로 보이는 교동도의 한 폐교를 활용해 난정평화교육원도 세웠다. 영종도에는 지난해 동아시아국제교육원을 설립했다. 폐선박을 빌려 대안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용역도 발주했다. 특히 초중고에서도 창업 기반 확충을 위해 글로벌스타트업학교도 만들고 있다.

◆He is…

1960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인천 부평고,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인천성헌고(현 인제고)에서 교사를 시작해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결성을 주도했다가 해직됐다. 1994년 복직해 관교중과 인천여자공고(현 인천뷰티예술고) 교사를 했다. 2016년 인천형 혁신학교인 동암중 교장을 지냈다. 2018년 인천광역시교육감으로 당선돼 ‘삶의 힘이 자라는 인천 교육’을 표방한 데 이어 올해 재선돼 ‘학생 성공 시대를 여는 인천 교육’을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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