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지난 8월 중순 발효된 이후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RA에 따르면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11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1191대, 하이브리드(HEV) 차종인 아이오닉은 2대 팔려 아이오닉 모델의 판매량은 모두 1193대를 기록했다. 이는 10월 아이오닉 모델 판매 대수(1580대)와 비교해 24.5% 감소한 수치다.
IRA는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 공포하면서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후 아이오닉 판매량은 10월(1580대)을 제외하고 8월 1517대, 9월 1306대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아 전기차인 EV6의 11월 판매 대수도 641대에 그치며 전월(1186대) 대비 46% 줄어들었다. 이로써 EV6 판매량은 앞선 달과 비교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8월과 9월의 판매량은 각각 1840대. 1440대였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11월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을 기준으로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보다 43% 증가한 총 6만3305대를 팔았으며 소매 판매(5만6592대)도 28% 늘었다. 특히 친환경 차 판매량이 39% 증가했고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싼타페 HEV 등은 11월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아의 11월 총판매량은 역대 최다인 5만6703대로 같은 기간 25.1% 늘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차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 증가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이 10~11%의 점유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미국 물량 집중 전략을 이어나가며 점유율을 10~11%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이오닉5와 EV6 판매는 IRA 발효 이후 판매가 줄어들고 있어 이달 내 발표될 구체적인 IRA 시행령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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