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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 급랭…PEF '아픈 손가락' 는다 [시그널INSIDE]

고금리·불황에 투자 기업 몸값 계속 악화

딜라이브·락앤락·GS ITM 등 매물 쌓여도

인수 후보측과 눈높이 맞추기 더 어려워

교보생명·컬리·11번가 투자 회수도 난항

연합뉴스 그래픽.




시중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인수합병(M&A)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기업 경영권을 사들였던 사모펀드(PEF)가 장기 보유하다 제때 매각하지 못한 투자 기업이나 지분들이 크게 늘게 됐다. 증시 하락에 자금 경색까지 겹쳐 M&A 시장에 신규 투자자의 진입이 어렵고 대기업들도 보수적인 접근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PEF 역시 투자 기업이나 지분의 가치를 쉽사리 낮추기 어려워 인수 후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딜라이브의 경영권 매각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펀드가 2007년 총 2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딜라이브는 인터넷TV에 이어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도 치여 시장점유율 및 수익이 뒷걸음질하고 있어 선뜻 인수하려는 곳이 없다.

MBK와 맥쿼리 측은 2016년 신한·하나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금융 자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딜라이브 경영권을 넘긴 상황인데 채권단 일부도 딜라이브를 저가에 매각하면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 시장의 성장 및 수익성이 꺾이자 한때 2조 원을 호가하던 딜라이브의 몸값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 가격에도 새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017년 인수한 락앤락(115390)도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에 골머리를 앓는 ‘아픈 손가락’이다. 어피너티는 락앤락 지분 63.6%를 인수하면서 총 6293억 원을 투입했고 인수금융으로 3235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온다. 락앤락 주가는 인수 당시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주당 6000원대에 머물러 차환 가능한 대출액은 줄면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은 늘어날 형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매각은 시가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더욱 힘들다”면서 “PEF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고 싶지만 펀드에 자금을 댄 출자 기관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어피너티는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 5000원에 사들였던 투자도 회사 측과 법적 분쟁만 장기화할 뿐 10년 동안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PEF들이 매각에 난항을 겪는 기업 매물은 계속 쌓여 카무르PE는 2015년 인수한 천호엔케어 매각을 위해 최근 농심과 협상했으나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한 바 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산업은행 출자를 받아 보유 중인 KDB생명도 2년 전부터 매각하려 했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 역시 하반기 GS ITM 매각을 추진하다 시장 악화에 내년으로 연기했다.

PEF 운영사인 H&Q코리아는 내년 펀드 만기가 돌아올 11번가의 투자 회수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H&Q코리아는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 등과 5000억 원을 11번가에 투입했지만 기업공개(IPO)가 요원해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e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날로 거세지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11번가의 매각 또는 신규 투자자 확보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앵커PE와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등 해외 유수의 PEF들도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컬리에 수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내년 초 컬리의 IPO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자금 회수보다는 추가 투자를 고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에 8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JKL파트너스도 항공 업계 정상화가 늦어지며 상반기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에 217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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