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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윤석열 대통령이 챙겨야 할 신조어

연승 여론독자부 차장





“혼자 사는 사람도 스스로를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1인 가구’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전인 2000년대 초반 이런 질문을 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의 질문에 다른 친구는 “그게 말이 되냐”며 웃었고 기자는 “어떻게 그런 의문을 가질 수 있냐”며 감탄과 찬사를 보냈다. 이후 가구원이 한 명인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고 인구총조사에도 ‘1인 가구’가 조사 대상에 올라 친구의 막연한 의문은 현실이 됐다.

‘1인 가구’는 물론 ‘혼술’ ‘혼밥’ ‘펫팸’ 등의 신조어도 등장 초기만 해도 일부의 기행이거나 찰나의 유행이 될 것이라고 치부했다. ‘혼밥’ ‘혼술’ ‘1인 가구’ ‘돌싱’ 등 신조어가 망라됐던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가 2013년 방송됐을 때만 해도 낯설었지만 영리하게 현실을 간파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제는 ‘혼술’ ‘혼밥’ ‘1인 가구’ ‘돌싱’ 등은 신조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보통명사가 됐다.



신조어를 비롯해 드라마·예능은 대중의 삶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최근 반려동물 프로그램은 더욱 새로워지고 있다. ‘동물농장’ 등 동물들의 신기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아닌 ‘반려견 육아’ 프로그램을 연상하게 하는 ‘개는 훌륭하다’를 비롯해 반려동물과의 생활을 담은 ‘동물극장 단짝’ 등은 또 다른 형태의 가족 예능이라는 생각이다. ‘펫팸’도 이제는 ‘1인 가구’와 마찬가지로 보통명사화돼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새로운 가족의 형태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계속해서 탄생할 것이다. 정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출산한 ‘초이스맘’ 사유리를 비롯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미 현실에 존재하는 가족의 형태가 되고 있다.

인구·가족·주택 문제는 어느 정부에나 가장 어려운 숙제다.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지는 변화를 복지 정책이 모두 커버하기는 어렵다. 다만 변화를 유행이라 치부하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측한다면 정책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1인 가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무렵까지만 해도 이러한 가족 형태가 추세가 될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구·가족·주택 등 정책들을 보면 그렇다. 2000년대 등장한 신조어 ‘1인 가구’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인구·가족·주택 문제가 이처럼 정부가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을 비롯해 아동권리보장원 등 변화하는 사회상을 재빠르게 반영해 가족 구성원에 따라 차별 받지 않는 복지 서비스, 반려동물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돌봄 서비스, 저출산에 따른 아동복지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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