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복 업체들이 유니폼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저출산에 따라 학생 수가 지속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스포츠 굿즈나 관공서 특수복을 대신 만들어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복 브랜드 '스쿨룩스'를 운영하는 더엔진은 3년 전부터 유니폼 사업을 전개하며 연평균 50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0% 규모다. 일상 근무복부터 의료진과 소방, 군인, 경찰이 특수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는 피복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2020년부터는 문구용품과 패션의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 '마켓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대리점에서도 학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형지엘리트에서는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 효자로 떠올랐다. 형지엘리트는 2020년부터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한화이글스와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비롯한 다양한 굿즈를 제작해 유통하고 있다. 제22기 1분기(2022년 7~9월) 기준 전체 매출에서 스포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이밖에 교복 브랜드 '스마트'를 운영하는 스마트에프앤디는 프리미엄 유치원복 브랜드 '리틀스마트'를 별도로 론칭하고 단체복 계약을 수주하며 매출을 내고 있다.
국내 교복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 수 감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학령인구(만 6~21세)는 올해 748만 명으로 2013년(939만 명)대비 20% 줄었다. 여기에 2015년부터 교육부가 품질 심사를 통과한 업체 중 최저가 업체를 선정한 뒤 교복을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제'가 시행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 관계자는 "학생복은 100% 국내에서 만들어져 생산비 부담이 높은 반면 교복 가격은 상한선이 정해져있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에프앤디의 지난해 매출은 526억 원으로 2017년(582억 원)대비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이비클럽 매출도 716억 원에서 533억 원으로 줄었다.
특히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중국 교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스마트에프앤디 역시 2016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판매 계약을 맺은 현지 업체와 갈등을 겪으며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