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경기 둔화로 공산품 가격마저 빠지면서 11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시차를 두고 연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은행은 1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0.42(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지난 8월(-0.4%) 이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3% 오르면서 2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상승률은 6월(10.0%), 7월(9.2%), 8월(8.2%), 9월(7.9%), 10월(7.3%), 11월(6.3%) 등으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농림수산품이다. 수산물(4.1%) 가격이 올랐으나 농산물(-7.8%)과 축산물(-0.6%)이 내렸다. 특히 무(-47.8%), 배추(-45.1%), 돼지고기(-5.6%)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장철 배추와 무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이 늘었을 뿐 아니라 경기 침체로 소비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공산품 중에서는 음식료품(0.2%) 등이 올랐으나 화학제품(-0.9%), 석탄 및 석유제품(-1.0%) 등이 내렸다. 세부 품목으로 살펴보면 자일렌(-3.4%), 경유(-2.1%), 휘발유(-2.3%) 등이 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부진이 나타난 영향이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전력·가스 및 증기가 0.1% 내리면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서비스는 금융 및 보험 서비스(1.3%) 상승에도 운송서비스(-0.3%) 하락에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