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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좌절케 하는 고용 세습·협박 채용 뿌리 뽑아야


울산지방법원은 2013년 “유족의 채용을 확정하도록 단체협약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식은 일자리를 물려주는 결과를 낳아 다수의 취업 희망자를 좌절하게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황 모 씨의 유족이 “자녀를 특별 채용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 판결로 단체협약에 따른 고용 세습이 불법행위로 규정됐으나 아직까지 고용 세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올 5~6월 100인 이상 사업장 1057곳을 조사한 결과 63개 기업이 여전히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 노조와 직원이 추천한 자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 단체협약 조항을 갖고 있었다. 고용 세습은 오래전부터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꿈을 앗아가는 것이어서 용납할 수 없는 불공정 행위다. 협박 채용도 만연해 있다. 공사 현장에서 강성 노조들이 자기편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요구를 거부할 경우 공사를 방해해 정해진 공기를 맞춰야 하는 시공사를 협박하기도 한다.

정부가 이런 악습들을 타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제정을 목표로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 세습과 협박 채용 혐의에 대해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국토교통부는 내년 6월까지 협박 채용 등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를 특별 단속한다. 귀족 노조의 고용 세습과 강성 노조의 협박 채용은 진작 근절했어야 할 폐단이다. 불법 채용이 시정되지 않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태료의 경우 고용 세습에 대해 최대 500만 원, 채용 강요에 대해 최대 3000만 원에 불과하다. 불법 채용 처벌 강화와 공정 채용은 국회의 입법 사안인 만큼 거대 야당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진정 청년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노란봉투법’ 강행을 멈추고 공정채용법 제정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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