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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CES가 ‘인류의 안보’를 메인 주제로 선택한 이유

홍병문 성장기업부장

전쟁·기후변화·경기침체 위기 속

강대국은 이기적 전체주의에 매몰

기술혁신 통한 지속가능성 가치로

인류공동체 생존해법 화두 떠올라

홍병문 성장기업부장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가 5개의 메인 테마 가운데 하나로 ‘인류의 안보’를 선택했다. 나머지 네 개의 테마는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웹3.0과 메타버스, 지속 가능성 등이다.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웹3.0은 이미 우리 사회 주요 이슈로 자리 잡았고 지난 한 해 크게 성장한 메타버스 분야도 이제는 CES가 메인 테마로 삼을 만큼 성장했다. CES와 좀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류의 안보’라는 이슈가 메인 테마의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도대체 지난 한 해 지구촌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CES는 ‘인류의 안보’를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로 끌어올렸을까.

이달 초 일본에서 2022년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싸움을 의미하는 ‘전(戰)’을 선정했는데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올해의 메인 테마 가운데 하나로 ‘모두를 위한 인류 안보(Human Security for All)’를 선택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CES가 내세운 주제와 첨단기술 제품들은 매년 전 세계인의 화제가 되지만 내년의 화두는 더욱 주목 받을 분위기다. 전쟁, 엔데믹, 경기 침체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전 세계인들에게 CES가 해답의 단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전 세계를 휩쓴 기후변화의 격랑은 인류에게 크나큰 숙제를 안겨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전 세계 에너지·식량 공급망의 와해를 초래했다. 양극화는 세계 곳곳에서 공동체의 붕괴를 가져왔고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했던 인류의 기술과 경제 가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코로나가 촉발한 전 세계적 위기 상황 속에서 강대국의 지도자들은 올바른 해결책 대신 자신들이 몸담은 정치 집단의 이해만을 쫓는 이기적 전체주의에 매달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영구 집권을 위해 비과학적·비민주주의적인 행보와 강압적인 통치 방식을 서슴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두 나라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감안하더라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한반도 주변 강국들의 군비 증강 속도가 가팔라지는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비극이 결코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체주의적 행보를 우려하며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적 맥락과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다르고 동북아의 정세 또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이도 있지만 역사는 우려가 그저 우려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는 인간이 바이러스에 의해 보건상의 위기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물류망 붕괴, 기후변화, 전쟁 등으로 본질적인 생존 위협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술 혁신 트렌드의 방향을 한발 앞서 제시하며 미래 변화의 청사진을 제시해온 CES는 지금 인류가 직면한 절체절명의 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위한 해답을 고민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권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겨울은 유난히 더 춥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인류가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자연을 파괴한 결과 공동체가 무너지고 양극화는 더욱 커졌다. 전쟁, 경기 침체, 기후변화, 양극화 등 동시 다발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CES는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제기한다. 인류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류이며 붕괴된 공동체를 살리고 새로운 삶과 생존을 방식을 찾는 해법은 기술 혁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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