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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패니메이·프레디맥 민영화

패니메이 본사 전경. AP연합뉴스




2008년 9월 15일 미국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실패로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것이다. 또 다른 공룡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인수됐다. 미국 주식시장은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진원지는 미국 주택담보대출 보증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도산 위기였다. 이들은 은행이 발행한 모기지를 사들여 모기지저당증권(MBS)으로 묶어 판매하는 정부보증기관이다. 두 기관은 1995년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유동화 허용법 제정 이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적극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정부가 손실을 보증해줬기 때문에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부실 가능성이 큰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저금리 정책으로 부풀어 올랐던 집값 거품이 2000년대 중반부터 꺼지기 시작하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기 심화를 우려한 미국 정부는 187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두 곳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경영을 아주 잘하고 있다”며 “상장(기업공개)을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기 당시 정부에 인수된 뒤 실적 회복에 성공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증시에 상장해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두 기관의 민영화는 정부 부처와 인원을 구조조정해 연간 2조 달러의 연방 예산을 줄이겠다는 정부효율부(DOGE) 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감세 정책의 공백을 메우는 데 충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두 기관의 민영화가 미국 주택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를 촉발해 2008년 금융위기를 재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안정적 관리에 실패하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가계대출 불안이 금융시장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양질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등 부동산 정책 조합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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