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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연착륙에 얕은 침체포함”…“인플레싸움 멈추면 70년대 비극재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래리 서머스(오른쪽 두번째) 전 미 재무장관이 20일(현지 시간) 다보스포럼에 패널로 나섰다. CNBC 방송화면 캡처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가입자를 대폭 늘린 넷플릭스(8.46%)와 1만2000명 감원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5.34%)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2.66%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89%, 1.00% 뛰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물가가 너무 높아 지금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에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함께 상승했습니다. 한때 연 3.49%까지 갔는데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이 끝났습니다. 오늘은 다보스 포럼 마지막 날 소식과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 발언, 기준금리 및 증시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인플레 둔화에 안주하면 안 돼 두번 싸우면 엄청난 비극될 것”…“연착륙 가능성 있지만 물가 2%로 가는지 참을성 있게 봐야”


우선 다보스 포럼부터 보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강추위가 없었으며 경기침체는 아직 오지 않았고 중국은 정책을 수정했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다. 이 모든 긍정적인 것들은 우리가 몇 달 전보다 상황을 더 좋게 느끼는 이유”라면서도 “하지만 안도감에 안주하면 절대로 안 된다(must not become complacency)”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인플레이션은 내려가지만 앞서 일시적인 요인들이 물가를 높였듯, 지금은 일시적인 요인들이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며 “과거 인플레이션 경험에서 또 많은 여행이 그렇듯 여행의 마지막 부준이 종종 가장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만약 중앙은행이 가격안정에 초점을 맞추던 데서 섣부르게 이탈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면 우리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두 번 해야만 하며 그것은 최악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서머스의 생각은 명확합니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자 싸움을 멈췄던 스톱앤고(Stop and go) 정책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서머스 전 장관에게는 물가안정이 최우선이지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에 우선 순위가 있는 게 아닙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다는 희망이 전보다 커졌다는 말이지 앞뒤 안 재고 연착륙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죠. 서머스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연착륙을 언급한 것으로 보는 건 잘못된 해석입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게 허용한다면 그것은 가격안정만이 아니라 최저수입 계층을 위험에 빠뜨리고 경기안정에도 상당한 리스크를 부과한다”며 “인플레이션 타깃(2%)을 완화하는 것은 1970년대처럼 궁극적으로 엄청난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20일(현지 시간) 10년 물 국채금리 추이. WSJ 화면캡처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침체 가능성이 전보다 확실히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가짜 새벽(fake dawn)’과 끈적끈적한 인플레를 경계합니다. 이 부분은 꼭 새겨야할 부분인데요. 서머스와 함께 토론에 참석한 토마스 조던 스위스 국립은행(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4%에서 2%로 끌어 내리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며 이 과정이 경기침체와 함께 올지 그렇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기업은 더 이상 가격인상을 주저하지 않으며 이는 2~3년 전과 다른 모습이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임금은 후진적이다. 지난해 물가가 높으면 미래 임금을 결정하게 된다”며 “임금과 기업의 가격설정 공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연준도 싸움을 이어갑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몇 번 더(a few more times)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며 “올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는 충분히 제한적이게 될 것이고 거기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랜딩은 모두가 원하는 시나리오인데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 가계가 여전히 많은 돈을 갖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꽤 높아 2%로 가는 경로에 있는지 참을성 있게(patient) 봐야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이 매우 타이트하며 서비스 부문에 인플레이션이 있다”며 “연준은 가격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조지 총재는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많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참을성 있게 봐야 한다는 것도 금리인하보다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월러, “시장 너무 낙관적 연말까지 금리인하 하면 안 돼”…블룸버그 "美 올 2분기·3분기 연속 역성장 침체 가능성 65%”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그냥 사라질 것이라는 매우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 생각은 다르다”며 “인플레이션은 기적처럼 사라지는 게 아니다. 인플레는 낮추는 것은 느리고 힘든 일이 될 것이며 우리는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하며 반드시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하면 안 된다” 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는 노동시장이 크게 둔화하지 않으면서도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요. 시카고 연은에 따르면 29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전 7년과 경제회복이 시작된 2021년 1월부터 6개 분기를 조사한 결과 인플레이션 하락이 팬데믹 이전보다 실업률을 적게 올린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대로라면 실업률이 크게 올라가지 않고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다는 거죠.

어쨌든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월러처럼 연준이 계속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그는 이날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에 관해 약 4.9%대인 시장과 연준(5.1%) 중에 누가 맞느냐는 질문에 “연준이 맞을 것이다. 5% 이상으로 갈 것”이라며 “연준은 1970년대의 스톱앤고 정책이 다시 나오는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이 강한 것이 (추가 긴축에)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것과 같은데요.

이날 퍼거슨 전 부의장은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 짚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연준이 생각하는 소프트랜딩 가운데 하나는 짧고 얕은 침체”라고 한 부분인데요.

이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극심한 경기침체는 꺼리지만 완만한 침체는 충분히 감내하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왠만한 침체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 시기가 짧고 파괴력이 덜하다면 물가를 잡기 위해 참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연준이 지금껏 밝혀온 대로 금리를 인상한 뒤 이를 한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기도 한데요.

퍼거슨 전 부의장의 말처럼 월러 이사도 이날 “완만한 침체가 나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인플레를 낮출 수 있고 최악이 완만하고 짧은 침체를 겪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that's not too bad)”라고 못박았습니다. 완전한 소프트랜딩이면 좋겠으나 차선으로 완만한 침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죠.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 2분기와 3분기 연속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화면캡처




침체 관련해서는 블룸버그통신 여론조사가 이날 나왔습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73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8일 조사한 결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환산 기준 2분기에 -0.6%, 3분기에 -0.3%를 기록할 것이라고 나왔는데요. 향후 1년 내 침체 가능성은 65%라고 합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미국 내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방어적 자세를 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고용과 투자계획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이들은 연말 실업률이 5% 가까이로 상승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비농업 일자리는 2분기에 -4만5000개, 3분기에 -10만4000개가 줄어든다고 예상했다는데요.

흥미로운 건 응답자의 상당 수가 연말 기준금리를 4.75~5.00%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연준 안팎에서 어떤 얘기가 나와도 여전히 4.75~5.00% 대 5.00~5.25% 사이의 간극은 남아있는 셈인데요.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사장은 “금융시장 완화가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라면 어쩔건가. 3월까지 더 많은 연준 관리들이 시장의 생각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본다”고 한 반면 매튜 루체티 도이체 뱅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상승률이 2% 인플레 타깃 수준으로 내려올지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했죠.

이 부분, 즉 시장과 연준 가운데 누가 맞느냐는 31일에 나올 고용비용지수(ECI)에서 1차로 방향이 조금 잡힐 것이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판이 날 겁니다.

3월 FOMC 때 함께 나올 점도표를 보면 확실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3월 FOMC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최종금리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 실업률 개정치도 나올 것이기에 이걸 보면 침체 여부를 포함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는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관계자는 “3월 FOMC 중요도가 커졌다. 경제전망을 더 나쁘게 할 거냐 아니면 좋게 할 거냐, 이것도 아니면 유지하느냐인데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美 10년·3개월 금리 역전폭 1.32%p 이런 적 없어”…“침묵 기간 들어간 연준 테슬라, 25일 실적 발표”


어쨌든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는 이어지고 있는데요.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1.5% 줄어든 402만 건(연환산 기준)이라고 밝혔는데요. 11개월 연속 감소로 1999년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최장기 감소입니다. 매매 건수도 2010년 11월 이후 최저치인데요. 지난해 12월보다는 34.0% 쪼그라들었습니다. 미국 주택 거래의 90%는 기존주택, 10%가 신규주택인데요. 집값 하락세도 계속됐습니다.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36만6900달러로 지난해 6월 역대 최고가(41만3800달러)를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이죠.

미 국채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과 3개월 국채금리 역전폭이 한때 1.32%포인트(p)에 달했습니다. 198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이전에는 이런 적이 없다는데요. 국책금리, 그중에서도 3개월과 10년의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집니다. JP모건의 라코스 부하스는 “연준과 ECB의 매파적 움직임은 주식에 상당한 역풍으로 남아있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CNN에 “미국이 채무불이행을 하게 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맞는 말인데 그렇기 때문에 미 정치권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국 감세처럼 미처 예상 못했던 건이 아니라 경고가 넘쳐났는 데도 죽음의 카드를 집어들 정치인은 적다고 봐야죠.

다음 주에는 주요 자료가 적지 않게 나오는데요. 24일에는 S&P 글로벌의 미국 제조업 PMI와 서비스업 PMI가 나옵니다. 각각 46.8과 45.5로 예상되는데요. 서비스업 상황이 어떤지가 중요하겠습니다. 26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가 나오는데요. 3분기는 전기 대비 연율기준 3.2%였죠.

블룸버그통신 전망치는 현재 2.6%인데요.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는 3.5%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27일에는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나오는데요. PCE에서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소비 상황이 핵심입니다. 헤드라인 수치의 경우 전년 대비 5.0%(11월 5.5%), 전월 대비 0.0%(0.1%)로 나오는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의 경우 1년 전 대비 4.4%(4.7%), 전달과 비교하면 0.3%(0.2%)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KKM 파이낸셜의 창업자 제프 킬버그는 이날 증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감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며 “저점이 높아지면 황소론자들에게 약간의 자신감을 주지만 기술자들은 여전히 약세론을 선호하고 있고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조 전했는데요.

어닝도 잘 봐야합니다. 현지 시간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24일), 테슬라(25일), IBM(25일), 월풀(25일), 램 리서치(25일), 인텔(26일), 블랙스톤(26일), 마스터카드(26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7일), 셰브론(27일)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요. 샘 스토발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넷플릭스는 어닝미스를 했지만 가입자를 더 많이 확보해 칭찬을 받았다. 어닝 기준으로는 기업마다 다르긴 하지만 성장전망이 내려가고 있다”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같은 기업의 감원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안 좋지만 미시적으로는 고무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어닝 리세션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요.

실제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번 분기 S&P 업체들은 실적 전망치를 2.3% 웃돌고 있습니다. 1994년 이후 평균치는 4.1%였고 지난 4분기는 5.3%였는데요. 어닝 예상치보다 좋은 성적을 낸 기업의 비율은 63.6%로 지난 4분기 평균 76%보다 낮습니다.

미국 시간 20일 자정부터 연준 인사들의 금언기간에 들어갑니다. 다음 번 FOMC까지 10여 일 동안 연준발 리스크는 없겠지만 굵직한 자료와 어닝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하루하루의 시장 움직임보다는 주단위, 월단위 같은 좀 더 큰 그림을 같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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