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예테크족'들이 장기 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이상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장기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선호도가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 은행의 만기 3년 이상인 예금 잔액은 13조5672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9806억원 증가했다. 반면 6개월 미만 예금 잔액은 116조6952억원으로 15조1492억원 줄었으며 6개월~1년 미만 예금 잔액은 113조7047억원으로 2817억원 감소했다.
여전히 1년 만기 예금 상품이 가장 많았고, 또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1년~2년 미만 예금 잔액은 308조9916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3965억원 늘었다.
하지만 증가율로 비교하면 2년 이상 장기 예금이 2년 미만 예금을 압도했다. 만기 3년 이상 예금의 전달 대비 증가율은 28.15%인 반면 1년~2년 미만 예금 잔액 증가율은 3.14%에 불과했다. 2년~3년 미만 예금 잔액 증가율도 4.46%로 1년~2년 미만 예금보다 컸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현재 3~4% 초반대로 지난해 11월보다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금리하락세가 이어지게 될 경우 현재 제공하면 3~4% 대 예금 금리도 받지 못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에 장기 예금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중 은행의 3년 만기 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금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1년 만기 금리가 연 3.92%인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3년 만기 금리는 3.84%로 1년 만기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현재 예금 금리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에도 1년 만기 예금 상품의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재테크족에게 향후 연간 4%에 가까운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대를 넘어선 것이 지난해였는데 거의 10년 만이었고 코스피지수 배당수익률도 2~3%대에 불과하다"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3~4% 금리라면 안정 지향적인 투자자들에게는 괜찮은 상품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