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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엔 '부르는게 값'이었지만…운임 주도권 다시 화주로

해상운임 급락에 해운사 '을' 전락

장기계약화물 협상 화주 입김 세져

팬오션 컨테이너선.




코로나19 기간 동안 화주들에 으름장을 놓았던 해운사들이 이제 ‘을’이 됐다. 최근 해운사와 화주들이 연 단위 장기 화물 운송 계약 협상에 돌입했는데 2년 만에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해상 운임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다시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운임 결정 주도권이 화주에 돌아가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011200) 등 주요 해운사들은 최근 주요 화주들과 장기 계약 화물에 대한 운임 협상에 돌입했다. 주요 HMM과 화주들은 4월께 최종 운임률을 정해 1년 이상 정률 운임으로 화물을 운송한다. 특히 주요 선사들의 장기 계약 비중은 70% 안팎이기 때문에 4월께 마무리되는 주요 화주들과 계약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해상 운임의 하락세다. 스폿(단기) 운임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해운사의 주수익원인 장기 계약 협상력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74포인트를 기록하며 예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SCFI는 지난해 52주간 단 4주만 상승했을 정도로 하락세가 심했다.

이는 곧바로 최근 장기 운임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만 해도 선복량 부족(공급 부족) 등으로 운임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며 “공급 대란이라는 용어까지 나오면서 선사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현재 협상 테이블 분위기는 정반대”라고 전했다.

개별 협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기 운임 역시 스폿 운임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현재 900선까지 내려온 SCFI는 각 해운사들이 손익분기점이나 소폭 적자를 봤던 운임 수준이다. HMM 관계자는 “우량 화주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력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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