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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저 출산율에…日정치인 막말 "연애력 약해서"

"연애 기피…로맨틱지수 측정해봐야" 주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 수가 80만 명 밑으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의 한 정치인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으로 젊은 세대의 ‘연애력’ 저하를 지적해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이시다 나리세 미에현 의원은 지난 24일 지역 의회에서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건 돈이 들어서가 아니다. 결혼 전에 연애를 기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장려책의 일환으로 미혼 남녀의 맞선을 주선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문제는 ‘연애력’이 매우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젊은이들의 ‘로맨틱 지수’를 측정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다는 ‘연애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로맨틱 지수’가 측정될 수 있는지, 또 그 데이터가 낮은 출산율을 반전시키는데 어떤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2022년 신생아 수가 79만9827명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출생자 수가 80만 명에 미치지 못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899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89만9000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0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일본의 신생아 수는 7년째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33년이 돼야 신생아 수 80만 명이 무너질 것이라고 봤지만 전망보다 11년이나 앞당겨졌다.

현지 언론은 일본의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력 저하’를 꼽는다. 임금은 오르지 않고 물가만 오르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이라는 ‘미래’를 꿈꾸는 것을 불안해 한다는 뜻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 모두 급감했다. 2019년 약 60만 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2020년 52만5000건, 2021년 50만1000건으로 급감하다 지난해 51만9823건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시다는 이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연애 능력 부족’ 탓으로 돌려 비판을 받고 있다.

와타나베 마코토 훗카이도 분쿄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이시다의 말은 맞을 수도 있다. 젊은 층이 전통적인 방식의 구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학생들 중에는 아주 끊임없이 이성과 연애하는 친구들이 있고, 이런 모습은 현대적인 기술(SNS)을 통해서 드러난다”며 “아마 이시다는 못 보는 곳일 수 있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하고 싶고, 가정을 꾸리고 싶고, 더 많은 아이를 갖고 싶지만 차나 집을 사는 것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건 더욱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처럼 극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거리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것부터가 금기시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요코하마에 사는 대학생 에이미(20)는 마이니치 신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거리에서 껴안고 키스하는 커플을 보는 게 자연스럽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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